김홍근

지난 제17대 총선 당시 한국을 방문한 동아시아 정치인들이 선거과정을 관찰하면서 다음과 같은 소회를 밝혔다고 한다. "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과 결정에 후보자들이 이의 없이 승복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특히, 부패한 정치자금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대통령 측근과 국회의원들이 줄줄이 사법처리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동아시아의 기준으로는 경이로운 발전이다. 한국의 정치개혁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치 분야에 있어서 정경유착의 온상이 돼 왔던 기업의 정치자금 기부를 차단하고 소액다수의 정치자금 모금으로의 전환, 엄격한 정치자금 조사를 통한 지출 및 회계처리의 투명화는 물론, 정치인의 선거구민에 대한 기부행위 상시제한과 선거공영제 확대를 통한 정치인의 정치자금 부담이 완화됐다.

아울러 불법행위 신고에 대한 포상금 제도 및 금품을 받은 자에 대한 50배의 과태료 부과 등으로 고비용 정치구조의 타파와 돈 안드는 깨끗한 선거문화를 이룩하기 위한 각종 제도를 정비함으로서 정치·선거문화가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정치는 선거로부터 시작되며 가장 큰 힘을 가진 정치권력이 선거를 통해 정견·정책 등을 가지고 충돌해 전쟁을 방불케 하는 현장에서 유권자로부터 지지를 얻기 위해 자신(정당)의 운명을 걸고 치루는 치열한 게임이다.

선거의 참된 의미가 분열된 지역과 주민을 공정한 승부로 통합되고 그 통합된 에너지를 동력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힘이라고 할 때 공정한 게임의 룰이 지켜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불공정한 게임에서 패배한 자는 선거결과에 승복하기 어렵고 갈등과 분열의 계곡은 더욱 깊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제 5·31 지방선거일이 7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정치인의 생명은 표에 의해 좌우된다.

그동안 국내 선거행태는 어떠했는가. 돈과 지역적인 패거리 문화, 상대방의 비방에 신성한 투표권이 왜곡되지 않았는지 유권자 스스로 반성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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