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하철시대 개막]⑥원도심 기대반 우려반

대전 도심을 동서로 관통하는 지하철이 보이지 않는 괴리감으로 양분됐던 원도심과 신도심을 21분으로 묶었다.

원도심을 관통하는 지하철이 교통문화의 패러다임을 재편시켜 공간적으로 탈(脫) 신도심화를 촉진하는 등 지역간 균형발전을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지하철 후광효과에 대해 원도심 주민들의 시각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지하철이 둔산 신도심 개발과 맞물린 공공기관 및 서비스 업종의 연쇄 이전으로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를 급반전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하지만 이면에 우려감도 만만찮다.

정시성과 신속성이 돋보이는 지하철을 이용해 그마나 원도심을 지향했던 발길이 신도심으로 향할 경우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지하철이 원도심에 가져다 줄 혜택도 상권회복으로 압축된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옛 향수를 누릴 만한 아이템이 원도심쪽에 몰려 있다는 점도 호재다.

80년대 중반부터 원도심에 터를 닦은 김영기(56)씨는 "지하운송의 대중화에 힘입어 신도심과 원도심간 교류가 활발해 질 것"이라며 "승용차로 원도심을 찾는 데 있어 큰 애로점인 주차난이 자연스럽게 해결돼 찾는 사람이 많아지는 등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겠느냐"며 지하교통시대에 환영의 한 표를 던졌다.

이 같은 바람은 조만간 현실로 반영될 조짐이다.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도록 접근이 용이한데다 신도심이 갖지 못한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문화가 건재해 넥타이부대와 젊은층을 중심으로 유동이 잦은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시장에서 혼수도매상가를 운영하는 김태흥(40)씨도 "또 하나의 대중교통수단은 재래시장 여건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재래시장 부활 등 원도심에 새바람이 불 것으로 본다"며 지하철 개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관청은 옛 명성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에 부풀었다.

대전시 동구와 중구는 '지하철을 원도심 발전의 기폭제'라고 전제한 뒤 전문음식거리와 가구거리 등 특화거리를 근간으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 한편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지하철 효과를 톡톡히 챙긴다는 계획을 세웠다.

원도심을 관통하는 지하철이 빛을 주리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달리 역류현상도 적잖게 빚어질 것이라는 여론도 불거지고 있다.

중구청역 부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조용묵(55) 사장은 "노선이 짧아 이용객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지하철이 꼭 원도심 활성화의 기폭제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오히려 대형화, 고급화된 음식점을 비롯, 놀이시설과 문화예술공연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연중 풍성한 신도심쪽으로 이동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대전 중부경찰서 뒤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동일(73) 사장도 "1호선 2단계 구간인 유성까지 지하철이 달려야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겠으나 짧은 지하철 구간으로는 역부족"이라고 평한 뒤 "지하철 운행 자체만으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없고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일성했다.대전 전역을 촘촘하게 연결할 지하교통망이 확충되는 동안 지하철이 대전발전의 촉매제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마련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 지역간 균형발전을 바라보는 원도심 주민의 공통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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