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점집 출마예정자 문전성시

1) 선거 나가면 당선될까요?

2) 제가 잡은 줄 잘 잡았나요?

3) 경쟁상대 후보는 어때요?

"도사님, 이번 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을까요?"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충남지역 유명 점집들이 출마예정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출마예정자는 물론이고 가족과 지인, 선거 관계자 등이 당락 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상대편 후보의 전력탐색을 위해서도 역술인을 찾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대전·충남지역 이름난 점집마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도사님 알현'이 불가능하다는 게 역술인 및 경찰 정보통, 지역정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대전·충남지역에서 출마예정자 등에게 인기를 끄는 점집은 대략 10곳 안팎.

대전 유성의 C법사는 역대 선거에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웬만한 정치인은 범접하지도 못한다는 소문이고, 30대 여성 무속인이자 역술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금산 K보살은 1년 전부터 점꾀가 정확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관내외 지자체장 후보들이 줄을 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서구 B암 보살 역시 최근 입소문이 퍼지면서 예약이 밀려있고, 서산 H도사도 곳곳에서 사람들이 몰리는가 하면 대전 L거사, 유성 J역리사, 보문사 모 점집 등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점집을 찾는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당락여부.

하지만 이들 중에는 출마 당사자만 있는 게 아니라 '줄'을 선 선거캠프 관계자와 경쟁상대도 있다는 게 역술인의 증언이다.

대전 중구의 한 역술인은 "요즘에는 예비후보보다는 선거캠프 관계자가 점집을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는 예비후보를 대신해 점집을 찾는 것보다는 자신이 '줄'을 잘 선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쟁 상대 전력 탐색을 위해 찾는 사람도 많은데, 어떤이는 상대의 생년월일을 잘 못 알고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역술인들은 또 정치인으로서 기본 자질이 의심스러운 이들도 많다고 지적한다.

대전 서구 모 점술집 상담원은 "대부분 당락여부에 관심을 갖지만 어떤 정치인은 당선을 위해서는 어느 당으로 가야 할지 등을 묻는 경우도 있다"면서 철새 정치인의 행태를 꼬집었다.

그는 "상담은 보통 예약으로 이뤄지는데, 이는 찾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눈에 띄면 서로가 곤란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상담료는 정해진 가격에서 시간에 따라 올라가는데, 대부분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기 때문에 정해진 상담료를 초과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 진 충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적 신념보다 당선 가능성을 중요시 하고, 정책정당의 뿌리가 약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정책과 신념에 기반한 정치풍토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전진식·안 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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