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쇼크 … 지역경제 해법없나]2)현황 진단 및 향후전망

원·달러 환율하락으로 인한 지역 경제계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대전·충남·북지역 기업들은 무방비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율하락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취약한 지역 경제 여건은 장기 불황과 기업 구조조정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향후 원·달러 환율전망과 관련해서는 1000원대까지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과 950원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맞서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 중단 등에 기인한 달러 약세와 국내 지속적인 무역 흑자로 인한 달러 공급과잉 등을 내세워 장기적으로 환율하락 기조를 점치고 있다.

실제로 수출 호조세를 탔던 지난 2002년 이후부터 최근 3년 간에는 매년 10% 가량의 환율하락이 지속됐다.

이처럼 지속적인 환율하락과 함께 장기적인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지만 지역 기업들의 대비는 여전히 열악한 상태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지부가 최근 실시한 '환율하락 대응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환위험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업체는 36.5% 에 불과했다.

응답 업체 중 절반가량인 46.2% 는 대책 없이 환율하락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환율하락 분을 수출 가격에 전혀 반영할 수 없다는 업체도 34.6% 에 달해 취약한 지역 경제 여건을 여실히 드러냈다.

실례로 이 지역 총 3000여개에 달하는 수출기업 중 지난해 한국수출보험공사 대전·충남·북지부의 환변동보험을 통해 환위험 관리 의지를 보인 곳은 108개 업체에 불과했다.

이 지역 수출기업들이 대부분 중소기업들로 높은 수수료 등을 요구하는 은행 선물환 제도의 이용이 힘들고 환변동보험이 거의 유일한 환위험관리 수단이라는 점에서 사태가 심각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이유로 환율이 급격한 하락세를 지속할 경우 지역 경제가 1990년대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과 함께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지역의 경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산업의 경쟁력이 취약한 상태에서 수출 둔화는 경제 전체의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경제 여건상 내수산업이 수출산업의 빈자리를 채워주지 못할 경우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1차 산업품, 경공업품 등 가격 경쟁에 의존하고 마진이 적은 업종들은 환율하락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거나 해외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한국무역협회 배명렬 대전·충남지부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화 강세는 경제 성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며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지역 경제도 이제는 살아남기 위한 장기적인 관점의 대비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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