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쇼크 … 지역경제 해법없나]1)위기감 고조
환율하락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의미 등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지역 경제계가 고민해야 할 때다. /편집자
올해 연초부터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며 대전·충남·북지역 경제계에 비상이 걸렸다.
환율하락은 직접적인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와 함께 수출 경쟁력 약화 등을 불러오며 지역 경제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연초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전환돼 10월에는 평균 1045.89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며 지난 2월 평균 970.18원을 기록, 최고점대비 8% 정도나 떨어졌다.
특히 올 초부터 세 자리대 환율에 진입한 후 980원을 전후로 등락을 지속하고 있어 지역 수출업체들의 채산성 악화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북지부의 지난 1월 '환율하락 실태조사' 결과, 이 지역 수출기업들이 제시한 적정 환율 수준은 1060원 정도였으며 960원 정도가 수출 마지노선이었다.
지난달 평균 환율이 970원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 수출은 적정 이윤을 포기한 채 진행되고 있으며, 더 심화될 경우 수출을 중단하는 업체들도 잇따를 수 있다는 것.실제로 대전지역의 기계 생산업체인 A사는 지난해 12월 약 360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난 후 최근까지 앉아서 약 3억 원의 영업 손실을 입어야 했다.
3개월 전 적정 영업 마진 확보를 위한 환율 수준인 1050원에 수출 계약을 체결했지만 환율이 970원까지 떨어지며 수출을 포기해야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수출 비중이 70% 이상에 달하는 지역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현재의 환율 수준은 대기업도 견디기 힘든 수준으로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한 고도의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며 "이 같은 비용절감은 결국 마진이 적은 하부 납품업체들로 내려갈수록 그 압력이 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 같은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는 결국 생산성 약화로 이어지게 되고 수출 둔화를 가져와 지역 경제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전·충남지역의 지난해 미 달러화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14.7% 증가한 356억 8000달러를 시현했다.
하지만 연평균 환율이 10.6% 하락함에 따라 약 4조 3000억 원의 환차손이 발생, 결국 실제 원화 환산 수출액은 2.6% 증가에 그쳤다.
충북의 경우는 56억 5400달러의 수출실적으로 오히려 전년동기대비 24.9% 나 줄어 환차손을 감안하면 실제 원화 환산 수출액은 엄청난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최근에는 수출 실적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고 대미 수출의 약화, 산업 간 수출 실적 양극화 등 환율 하락과 관련된 실질적인 여파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태다.
한국수출보험공사 대전·충남지부장은 "환율 변동의 영향은 최소 3~6개월 이후에 나타나 이달부터 올해 초 급락한 환율과 관련된 이 지역 기업체들의 피해가 본격화 될 전망"이라며 "내수가 미약한 지역 경제 상황을 고려해 환율하락으로 지역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은 물론 일본의 1990년대와 같은 장기 불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훈·박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