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응선 충남 공주시 봉황동

햇빛이 눈을 가늘게 뜬 이른 아침
고개 넘어 박정자에 이르니
계룡산에서 자라는 무성한 나무들은
큰 눈망울로 봄을 맞이하고

백제의 혼이 깊이 서려 있는
굽이굽이 흐르는 금강은
수천 년 동안 욕심이 없는 듯
숱한 전설만을 간직한 채 흐르고

박동진 명창의 애끓는 판소리는
솔잎을 지나온 바람소리처럼
가슴에 묻어둔 사무친 그리움처럼
연꽃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

세월이 지나간 자리 공산성
하늘에서 전해 오는 소식 들으며
메말랐던 마음 햇솜처럼 부풀며
잊었던 시간들이 다가선다

공주(公州)를 생각할 때면
속살에서 품어내는 잔잔한 그리움이
눈부신 순백의 꽃으로 감싸주며
내 맘속에 옛 추억을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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