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인 농협중앙회 천안시지부장

천안시가 지난해 살기 좋은 도시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도 인구 50만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설계되는 걸 보면 52만명에 달하는 천안시처럼 50만 전후의 인구 규모가 가장 쾌적한 도시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도시는 자꾸 비대해지는 반면 농촌 공동화는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지금 전국 농촌의 60세 이상 경영주 농가가구 비중이 65%수준임을 감안할 때 앞으로 20~30년 이후 우리 농촌은 상상조차 되지 않을 만큼 심각한 공동화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천안이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되는 요인 중 하나는 지난 95년 천안시와 천원군이 통합한 도농복합도시인 점이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싶다.

도시가 팽창하게 되면 환경오염과 교통체증, 범죄의 증가 등의 사회불안 요인이 발생하게 되는데 천안시의 경우도 도시인구 유입의 증가와 더불어 농촌의 효과적인 완충역할이 상쇄되고 있는데서 예외일 수 없다.

도시와 농촌이 조화롭게 발전해야 한다는 논리는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거니와 정부의 지역균형 발전정책과 더불어 이제 농촌 공간은 온 국민이 나서서 함께 가꾸어 나가야 한다.

이에 따라 한·칠레 FTA체결을 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농촌을 가꾸는 일이야말로 국민과 기업이 나서야 하는 중요한 과제다.

이에 정대근 농협중앙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공동으로 농촌사랑 범국민운동본부를 발족한 이래 2004년 6월부터 시작된 1사1촌 자매결연은 지난달까지 8680건에 달하고 있고 올해까지 1만 5000건의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거기에 때마침 삼성이 올해 '1사1촌 운동'을 대대적으로 확대키로 하고 다른 주요 대기업과 금융회사들도 이 운동을 사회공헌 활동의 주요 사업으로 추진 함에 따라 농촌사랑 운동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으로 우리 농촌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와 기업들이 개방시대에 격화될 사회 양극화문제의 해법으로, 또는 기업의 사회공헌도를 높여야 한다는 세계적 조류의 타결책으로 이 운동에 주목하고 있음은 너무나 고무적인 일이다.

1사1촌 운동은 어려운 농촌을 돕자는 일방통행식 운동이 아니라 서로 상생하고자 하는 쌍방통행식 운동인 것이다.

그리고 1사(社)를 부(部), 과(課), 병원, 학교, 교회, 봉사단체 등을 포괄하는 용어로 이해한다면 전국의 많은 자연 부락과도 결연이 어렵지 않으며 다양한 형태의 교류가 가능하다고 본다.

우리 지역만하더라도 기업 송년행사나 마을 총회 때 초대를 한다든지, 농촌일손돕기, 새해맞이 공동행사, 김장김치 보내기, 결연마을에서 구매한 농산물로 불우이웃을 돕거나 선물하기 등 다양한 교류형태를 보이고 있는데 이같은 운동이 농촌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상생운동이자 나눔운동이란 점을 고려할 때 그 외연은 얼마든지 넓힐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삼성사회봉사단의 경우 임직원들이 봉사활동의 의미를 터득하면서 행복지수도 높아지고 조직 상하간 커뮤니케이션에도 도움이 되며 기업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고 말하고 있다.

1사1촌 교류 유형에는 나눔확산형, 동고동락형, 이웃사촌형, 파트너십형 등이 있는데 이중 대교의 사례를 파트너십형의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하고자 한다.

대교는 결연 마을인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지경리에 목조 펜션 25개 동을 지어 마을이 직접 운영을 맡도록 해 수익 창출을 유도하고 있으며 그 대신 대교 직원들이 워크숍 등 행사 때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농촌과의 상생을 도모해 나가고 있다.

1社가 자매결연한 1村에서 농업인이 제공한 부지위에 기업 또는 근로자가 건축해 공간을 나눠 사용하는 일명 '농도상생주택' 보급이 확산된다면 근로자는 쾌적한 농촌에서 휴식을 즐기고 농촌은 전원공간으로서 생기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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