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설 청원군의회 의원

세상을 살아가는데 의리와 소신은 꼭 필요하다. '의리'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바른 도리를 말하는 것이고, '소신'은 자기가 믿고 생각하는 바이다.

그렇지만 요즘 세상엔 의리 있는 척 하며 사는 사람은 많지만 진정 의리 있는 사람들은 많지가 않다.

주변에 의리 있고 소신 있다는 평을 듣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의리와 소신을 모두 만족하며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왜냐하면 의리와 소신 두 가지를 동시에 갖추며 살기란 쉽지만은 아닐거란 생각 때문이다.

의리와 소신은 함께 하는 것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둘이 서로 갈등을 빚는 경우도 많다.

의리를 지키기 위해 소신 없는 사람으로 여겨질 수도 있고, 소신 때문에 의리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소신과 의리를 끝까지 지키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소신을 지킨다며 결국 자신의 안위를 위해 의리를 저버리는 일들을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누군가 나에게 소신과 의리가 양심 속에서 부딪쳐 고민스러울 때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난 의리를 택하고 싶다.

소신이 양심을 두드리는 일들이 생겼을 때, 오랫동안 이름을 남기고 존경을 받기 위해서는 그 어떠한 소신보다 의리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여겨지는데, 그건 소신보다는 의리를 지키기가 어렵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말은 쉽지만 평생을 의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닌가보다.

세상에 살면서 의리 있다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킬 건 지킨다고 큰소리치지만, 정작 자신의 불리함 때문에 말을 번복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지도층 인사들을 우리는 언론을 통해 자주 접하고 보아왔지 않았던가.

의리에 죽고 살았던 젊은 시절을 겪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냐만, 많은 간사한 무리들이 얼마나 소신껏 행동한다며 주변의 사람들을 힘들게 했고 그 궤변에 속아 살아왔던가.

돈 앞에서는 의리고 소신이건 간에 다 팽개치고 절대로 손해보고 살지 않으려는 시대에 무슨 의리를 논하겠냐만 그래도 인연이 맺어지는 모든 것들에 대해선 의리가 존재하기에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남을 부정하는 사람에게 갖는 의리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소신은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시대와 자신의 처지에 따라 변한다고 하지만, 자기변명에 불과한 소신을 갖고 있으면서 소신 있는 척 하는 사람과 너무도 쉽게 소신을 접는 사람들이 지도자인체 하는 이 시대적 상황이 너무 싫다.

역사의 뒤안길에서 의리와 소신을 지키며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시대적 영웅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왜 우리시대엔 의리와 소신을 철저하게 지키는 사람이 드문 것일까 하는 푸념을 적어본다.

난 나의 마음을 열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오늘도 찾는다.

오늘 한 말 내일 전하는 사람보다는 늘 말없이 바라만 보아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난 의리와 소신에 가득 찬 젊은 날의 나를 찾고 싶다.

젊은 시절 나보다는 친구가 우선이고 나보다는 남이 먼저였던 진정한 의인이었던 그 시절을 찾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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