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지는 매년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 100개를 선정해서 발표해 왔다.

2006년도 일하기 좋은 직장 100개 중에서 1위에 'Genentech'가 선정되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골드만삭스(26위)', '스타벅스(29위)', '마이크로소프트(42위)', '인텔(97위)'등 쟁쟁한 기업을 제치고 Genentech가 1위에 선정된 배경은 연봉 등의 급여수준은 상당히 뒤처짐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가 최고라는 것이다.

이는 독특한 기업문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회사내에서는 카푸치노 커피를 무료로 마실 수 있고, 점심에는 주문만하면 생선초밥을 무료로 먹을 수 있으며, 매주 금요일에는 맥주파티가 열린다.

또 회사가 큰 성과를 내는 등 기념할 만한 일이 있을 때마다 기념 티셔츠를 제작하고 전직원에게 파티를 열고, 대규모 콘서트나 록 콘서트가 주차장에서 열리기도 한다.

이러한 외면적인 것보다 특히 우리의 시선을 끄는 것은 매주 근로시간의 20%는 근로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점이다. 즉 자기가 맡고 있는 업무에 관계없이 원하는 일이나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생산성이 초미의 과제가 되어 있는 기업이 근로자에게 자신이 맡은 업무 이외의 일을 하도록 배려하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근로시간 중 평균 약 15%정도는 인터넷을 통한 증권이나 게임 등 사적인 일을 하고 있어 외부 인터넷을 봉쇄하거나 문제근로자를 색출하는등 근로시간 관리에 골치를 앓고있는 실태를 보면 Genentech와 같은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것은 모험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나라 직장인의 성과몰입도가 32%(아시아 평균 58%)이고 인사제도의 정합도(인사제도가 회사전략이나 회사특성, 기업문화와 어울리는 정도)가 42%(아시아 평균 62%)-2003년도 '휴잇 어소시엇츠'가 매일경제신문,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과 함께 아시아 각국 기업의 인사관리 수준을 조사한 결과-로 아시아에서도 꼴찌인 점, 직장인이 퇴직하는 가장 큰 이유가 종전의 보상이나 승진보다 자기 능력이나 경력을 개발할 기회가 없다는 조사결과를 본다면 근로자의 성과몰입도와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 Genentech의 근로시간 관리제도가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이제 'IT혁명'이라고 말하듯이 기술진보가 광속으로 이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각종 전자·IT제품의 기능이 다양화되고 기술적으로 복합화·융합화되고 있다.

지난해 3월 10~16일까지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2005 CeBit(세계 제1의 정보기술·통신부문 기술전시회)'에 출품된 전자제품의 경향이 2CE로 요약된다. 즉 '기술융합으로 쉽게 사용한다(Convergence·Easy)'와 '더 작은 것으로 즐겁다(Compact·Enjoy)'이고, 앞으로 정보기술의 흐름은 '빠르고(Fast), 재미있기(Fun)' 위해 기술적으로 복합화(Fusion)된다는 3F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금년도 1월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2006CES-Consumer Electronics Show'도 한마디로 'FAST-빠르고 재미있는 제품이 전자·IT의 흐름을 좌우한다'로 요약되고 있다.

이제 기업은 종전의 기술적 노-하우 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으므로 빠른 기술진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근로자의 능력개발에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투자해야 할 것이다. 근로자들 스스로도 자신들의 직업기술이 빠른 속도로 녹슬어간다는 생각과 함께 고용불안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시점에 와있다. 따라서 이제 근로자들이 일하기 좋은 직장은? 능력개발에 앞장서는 기업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근로자 능력개발도 자신이 맡은 업무의 지식·기술을 향상시키는 차원을 너머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창출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제품과 시장의 새로운 트랜드에 대응하기 위해 개별 근로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개발교육 차원의 인사관리 변혁을 도모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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