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문

 충북도 공직사회가 연초부터 불어닥친 인사의 난맥상으로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이원종 지사의 3선 불출마 및 정계은퇴 선언이후 벌써부터 '레임덕'이 가시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장탄식도 이어지고 있다.

도가 지난 18일과 20일자로 단행한 국장급 및 부단체장급 14명과 과장급 22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에 대한 혹평도 끊이지 않고 있다. 6개월 새 핵심 보직과장이 서너 자리를 전전토록 만든 것은 도의 인사가 얼마나 짜맞추기식으로 이뤄지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여론의 매서운 회초리를 맞아가면서도, 퇴직 관료를 도 체육회나 산하기관 고위직에 임명하는 낙하산 인사 관행도 끊이지 않고 있다.

새해벽두부터 정무부지사를 내정했다가 여론의 눈총에 떠밀려 이를 백지화하고, 오는 6월 말까지 공석으로 두겠다는 것은 인사시스템의 총체적인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어떤 인사든 잡음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사 때마다 입방아가 지속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더구나 혹평이 나올 때마다 이를 합리화하거나 자가당착의 모순도 겁내지 않은 무모함은 더 큰 문제다. '인(人)의 장막'에 둘러싸여 인사를 그르치거나 학연·지연 등 정실에 눈 먼 인사가 반복된다면, 올바른 지방행정을 기대할 수 없다. 민심을 거스르는 인사는 더더욱 환영받을 수 없다. 인사는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충북도의 인사를 보면 '망사(亡事)'로 변질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도민은 차치하고라도, 공직 내부에서 먼저 수긍할 수 있는 인사원칙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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