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청양서 다큐 방영

 "정이월 다가고 삼월이라네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오며는…."

70년대 초 동네 골목길의 고무줄놀이를 연상케 하는 이 노래는 '그리운 강남'으로 고무줄놀이를 연상할수 있는 나이라면 '아 그 노래'하고 쉽게 떠올리 수 있는 향수어린 곡이다.

이 곡을 작곡한 작가는 고 안기영(安基永·1900∼1980)씨.

안기영씨는 지난 1900년 1월 9일 청양군 적곡면 적곡리에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아버지 안석호씨와 어머니 이경애씨 사이에서 9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천재적 음악성을 가졌던 안기영씨는 15살 때 배재학당 입문을 시작으로 연희전문을 거쳐 1928년 미국 엘리슨-화이트 음악원을 졸업한 뒤 그해 귀국독창회를 개최, 당대 최고의 성악가로 화려하게 등장해 한국음악사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귀국 이듬해인 1929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작곡집을 출간해 역사의 유산으로 남겼으며, 한국인 최초의 창작작품 녹음, 최초의 창작오페라 연출 등 수많은 음악역사를 썼으며 최근에는 이화여대 교가 작곡가로 확인돼 화제를 뿌렸다.

그러나 이같이 나타난 그의 업적에도 불구, 일반에 알려지지 않고 묻혀 있었던 것은 남북분단의 비극에서 찾을 수 있다.

1950년 9월 안기영은 어머니에게 "외국에 가서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월북, 1980년 숨을 거둘 때까지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교수로 활약했다.

이후 남한의 음악사에서는 안기영의 이름이 지워졌고 그의 곡을 부르는 것조차 금지돼 오다 1988년 해금과 함께 민족예술의 정통성 회복과 근대음악사의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음악사학자 중심으로 안기영 음악의 재평가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와 때를 같이해 오는 8일 청양문화체육센터에서 처음으로 안기영의 생애를 다룬 다큐가 방영될 계획이어서 남북분단 55년을 넘어 그의 음악세계를 조명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 자리에서는 또 소프라노 이연자, 바리톤 권양중씨 등 중량감 있는 성악가들을 통해 100년 만에 자신의 노래로 귀향인사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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