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체감 온도탑' 제막행사가 어제 전국 곳곳에서 일제히 개최됐다. 사랑의 체감 온도탑은 대전 18억원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1205억원에 도달해야 100도가 된다. 이맘때면 언론사와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불우이웃돕기 캠페인에 들어가지만 올해는 몇 년간 부진한 경기 탓도 있거니와 내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온정의 손길이 예전만 못하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우리 사회에 나눔의 미학이 확산되면서 불우이웃을 위해 희사하고 봉사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은 그나마 반가운 일이다. 대전만해도 '복지만두레 나눔의 쌀독'에 하루 평균 365㎏의 쌀이 모이고 있으며, 4만 5000㎏의 김장이 5300세대 전달됐다는 보도다. 기업들도 '나눔의 경영'이라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도입, 거액의 성금을 쾌척하거나 이웃돕기 행사에 본격 나서고 있다. 충청투데이가 오는 7일 올해로 3회째 '사랑의 골프대회'를 개최하는 연유도 나눔의 정신 정착에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소외받고 어려운 계층을 추스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가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복지예산을 늘려나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 빈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잠재적인 빈곤층은 전 국민의 4%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 그 부족분을 채울 수 있는 것이 민간의 기부문화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그늘진 곳을 줄여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더 많은 훈훈한 인정의 발길이 이어져야 한다.

물론 이웃사랑의 크기는 금액만으로 환산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온도탑 수은주의 수치를 올리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게 '풀뿌리 기부문화'이다. 이들과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 것도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다. 사회적 관심과 애정이 바로 함께 있음을 확인해주는 것만으로도 어려운 이웃에게는 크나 큰 용기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 외롭고도 추운 겨울을 보내는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자활할 수 있도록 따스한 사회적인 배려가 아쉬운 계절이다. 올해에는 충청인의 넉넉한 세밑 인심이 한껏 발휘돼 진정한 기부문화가 더욱 깊고 넓게 뿌리를 내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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