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농업인 1000여명이 최근 충남 금산에서 '한국농업 희망선언문'을 채택하고, 한국농업의 미래를 열어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들은 "정부 의존적 타성에서 탈피하여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체질 변화를 추구한다" 등 4개항을 채택하고, 우리 농업 살리기에 나서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우리 농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만이 농업개방시대를 극복할 유일한 돌파구임을 일찌감치 감지한 벤처농업인이라는 점에서 농업계 안팎의 관심이 지대하다.

우리 농업은 이제 전통농업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 쌀 관세화 유예협상으로 향후 10년간 국내 쌀 소비량의 7.96%까지 수입물량이 늘어나게 되고, 조만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도 이뤄질 전망이다. 119조원의 농촌 투·융자 계획 등 정부 대안이 제시되고는 있지만 이로써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지는 미지수다. 벤처농업인들의 결의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 농업은 농민 스스로 지켜내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얼마든지 수입파고를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라고 본다.

농업에 생명공학(BT)과 정보산업(IT) 등 첨단산업을 접목시킨 게 '벤처농업'이다. 그 대상도 생산(1차산업)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가공(2차산업), 유통 및 관광서비스업(3차산업) 등 '농업'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농업 자체가 최첨단 산업이자 무궁한 경쟁력의 소재로 변신한다. 정부가 지난 5월 충남 아산과 서천, 충북 영동과 괴산 등 전국 20곳을 '지역 농업클러스터'의 시범사업단으로 선정해 향후 3년간 1200억원을 지원키로 한 것이나 충남도가 내년 4월 예산 일원에서 '벤처농업박람회'를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농업 경쟁력은 비전 제시만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의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끊임없는 전략도 구사해야 한다. 우선 농민이 자신감을 갖고 영농지식의 산업화에 나서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역시 이를 촉진시킬 수 있는 방향에서 다각적이고 실체적인 지원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농업경쟁력 강화 명목으로 수십조원을 투입하고도 낙후성을 면치 못하는 오류가 되풀이 될 경우 우리의 농업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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