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충남테크노파크원장

충남테크노파크 천안밸리에서 창업해 벤처기업의 꿈인 코스닥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른바 스타기업이 점차적으로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천안밸리에서 창업보육을 시작한 기간이 3년여인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짧은 기간동안에 본격적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천안밸리에서 성공한 벤처기업가들은 공통적으로 현실에 안주하려는 기존의 틀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미래를 위해, 새로운 시장을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해온 사람들이고, 명확한 목표의식과 최고의 기술, 그리고 뛰어난 창의력과 자기절제의 정신력에 바탕을 둔 경영자들이다.

물론 여기에는 과거와 확연히 다른 기업환경의 변화도 일조하고 있다. 과거의 기업은 지식과 기술이 없어도 여러 가지 사회적 관계나 사업수완을 통해 자본을 끌어들여 성공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지식혁명 사회에서는 자본이나 기업경험이 없어도 기술적 전문성과 사업마인드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는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테크노파크와 같은 전문적 지원기관도 있고,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벤처지원에 적극적이다.???

성공한 기업가들을 보면 사장인지 직원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업무적이고, 거만하거나 자만하지도 않고 직원들과 함께 연구 토의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가야할 길이 아직 멀고, 목표가 분명한 테크노기업에서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고, 주인의식이 충만한 기업문화에서 직급이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벤처기업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벤처기업의 대다수는 그저 남다르게 보이는 아이템만을 내세울 뿐, 업력이 미천하고 위기관리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 다름없다. 높은 수익만을 노리고, 벤처의 가치를 논의하기보다 벤처의 결과가 가져오는 부의 축적에 오로지 관심을 갖고 있는 속칭 무늬만 벤처기업도 상당수에 이른다.

원래 벤처는 태생적으로 개별적이고 이기적이다. 나 혼자 남과 달라야하는 벤처사업의 속성 때문에 분야별 트랙의 범위가 좁고 속도 경쟁이 치열하다. 속도경쟁에 따라 가스풍선처럼 급부상할 수도 있고 밑 빠진 장독처럼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

벤처사업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창업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겨우 5% 미만에도 못 미치는 기업만이 성공한다는 통계가 그 증거다. 하나의 스타기업이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지망생이 중도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 벤처산업임에 틀림없다.

벤처기업의 약점중 하나는 관리력이다. 연구개발 중심의 창업기에는 자발적 집착력이 발휘되지만 영업이 중시되는 대규모 확장기에는 관리경험의 부족으로 사업상 위기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테크노 지식인이 갖는 생태적 약점이기도 하다. 그들은 개별적 기술은 뛰어나나 이해관계, 조직 장벽 등 다각적 상황관리를 경험하지 못한 약점이 있고, 기존 기업들이 이들을 버블이나 모래성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지나친 욕심을 접고 자기분야의 최고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면 관리적 위험을 피할 수 있고, 창업가 정신과 기술개발의 목표에서 한 눈만 팔지 않는다면 실패의 가능성은 훨씬 줄어든다. 즉 기술력과 자기개발의 바탕이 강한 벤처기업은 성공의 가능성이 보다 높아지고, 지나친 욕심이나 기술적 바탕이 약할 때에는 언제든지 퇴출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성공한 벤처기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벤처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개성이 강한 사회에서는 더욱 강한 개성만이 살아남는다. 독창성이 부족한 전문성, 기술력이라면 앞서 말한 '무늬만 벤처'에 다름 아닐 것이며, 어떠한 난관이 있어도 벤처 속에서 아이디어를 찾고 기술력을 개발하며, 끝까지 자기 분야에 정진하는 것이 벤처기업인들이 성공하기 위해서 가져야 하는 공통된 정신일 것이다.

그칠 줄 모르는 도전정신과 연구 집중력, 기업과 운명을 같이한다는 창업초기의 열정이 지속될 때 우리의 벤처산업은 세계경쟁 속에서 국부를 창출하고 경제를 한 차원 높이는 근간이 될 것이다.

노력하는 벤처기업 모두, '빠르게, 크게'성공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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