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권 대전제3·4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벤처형 기업의 CEO는 미래를 보는 식견이 탁월하며 한 우물을 파는 근성도 대단한 것 같다. 사업 분야의 선택이나 확장에 있어서 미래를 보는 안목으로 조직을 견인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창업주를 가부장처럼 믿고 따르는 조직의 응집력에서도 이를 보면 알 수 있다. 곁눈질을 안하고 한 분야만을 집중 공략한 결과 세계적인 중소기업으로 성장시킨 것만 봐도 그러하다.

한 잘나가는 기업의 CEO에게 사업다각화에 대해 이야기 하자 "이 사업만 하기도 바쁘다"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렇게 자기 분야에서 작지만 세계최고가 되기 위해 바쁘고 바쁜 중소기업은 참으로 많다. 대부분 초창기에 어려움을 겪지만 훗날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밑거름으로 승화된다.

오류를 범할 수 있고 실패를 할 수도 있으나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자산화 하는냐가 문제다. 최악의 상황에서 차선을 찾아내는 능력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이나 대기업에서 자라온 관리형 CEO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강한 중소기업은 차입을 통한 외형확대와 부동산 투자를 통한 자산 증식에는 거의 무관심하다.

외국의 성공한 중소기업들을 보면 규모가 커지고 사업이 다각화된 이후에도 초기 사업을 시작할 때 가졌던 정신들이 면면히 흐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종업원들 상호간에 일체감도 대단한 것 같다. 회사가 위기를 겪더라도 조직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회사의 회생을 위해 노력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단순한 규모의 경제보다는 통제 가능한 규모의 경제 규모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중소기업도 성장과정에서 규모와 통제 범위의 확대에 따른 위기를 겪게 되는데 성공한 중소기업은 적정통제 단위를 유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느 중소기업은 회사규모가 300명을 넘게 되면 분사시킴으로써 조직거대화에 따른 의사결정 지연 등의 결점을 해소하는 것을 봤다.

또한 성공한 중소기업은 명실상부한 최고가 되기 이전까지 최고라고 자만하지 않으며 성공한 이후에도 이를 섣불리 드러내지 않는다.

오토바이와 자전거 헬멧을 생산해 세계 최대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어떤 중소기업은 아직도 세계최고가 아니라고 세계최고가 되자고 외치고 있다.

훌륭한 인적자원과 풍부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세계최고가 되지 못하는 것은 위기감결여와 자만심 때문이라고 외치는 이 회사 사장의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신기술 신제품 하면 떠오르는 업종 중에서 IT부품 업종은 기술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고 개발비도 많이 들며 기술 인력의 잦은 이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IT부품 업체 중에서 건실한 기업으로 지속적인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는 기업이 있어 평소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한 분이 이 회사 사장에게 "어떻게 하여 기술개발의 어려움을 극복하십니까?" 하고 물은 적이 있다고 한다.

이 회사 사장은 "그거요 한 가지 기술개발에 1∼2명씩 전담 개발하던 것을 개발비는 더 들지만 복수팀으로 경쟁개발 진행시켰더니 개발기간도 단축되고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은 기술이 개발 되더라"고 말했다고 한다. 실상 듣고 보면 너무 당연하고 쉬운 것 같지만 이를 행동에 옮기는 기업인이 얼마나 있을까?

우리는 업종별로 건실한 중소기업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경영주가 그 기업 특유의 장점을 살린 경영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즉 나날이 심해지는 국내외 기업들과의 경쟁, 어려운 경제 여건 하에서도 꿋꿋이 성장 발전하는 강한 중소기업은 경영능력, 기술, 영업, 자금, 인적자원 등이 잘 조화가 이루어지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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