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철 대덕R&D특구지원본부 이사장

대덕연구개발특구가 본격 출범, 성공적 육성을 위한 밑그림이 상당 부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대덕특구의 실질적 주체인 산·학·연과 함께 기적을 일궈갈 추진동력, 대덕특구지원본부도 최근 조직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취임후 두 달여 동안 밑그림 구상과 일들을 처리하면서 대덕특구의 성공적 육성을 위한 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소중한 가르침도 받았다.

대덕특구와 관련해 직·간접적 연관이나 관심이 있는 이들은 대덕특구가 왜 필요한지,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나름의 계획을 준비하고 있지만 일반인 중에는 아직 특구라는 말을 생소하게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왜 대덕지역이 과학계의 혁신클러스터로 육성되어야 하는지, 성공적인 기술사업화를 이루기 위해서 산학연간 네트워킹이 왜 필요한지 등을 설명을 하면 그때에야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격려를 하곤한다.

지금 세계는 클러스터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첨단 클러스터는 전 세계적인 경제 패러다임이다.

가까운 이웃나라 중국만 해도 베이징의 중관춘을 비롯해 거의 모든 지방정부가 엄청난 투자를 하면서 각종 클러스터를 구축해 해외의 유수기업과 연구기관을 유치하고 있다.

핀란드 등 북유럽 선진국들의 첨단산업 클러스터가 이들 국가의 오늘을 있게한 성장 기반이자 동력이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국내가 아니라 세계의 유수한 클러스터이다.

대덕은 이미 연구역량 및 연구인력 등에 있어서는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으나 사업화와 관련된 벤처캐피털, 창업마인드, 전문 경영지원서비스, 정주환경 등 제반 여건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신속한 보완작업을 거쳐 이제는 앞서 나가야 한다.

30여년을 쌓아온 국가적 연구개발의 성지로, 나아가 미래 한국을 이끌어갈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기지로 대덕특구가 수행해야할 임무는 너무도 분명하다.

이미 한국 과학기술의 메카로, 국내 최고의 연구개발 집적지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기술)와 한국형 원자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연구업적을 이룬 만큼, 이제는 이를 바탕으로 연구개발기능과 비즈니스 및 생산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계, 작동하는 창조적이고 시장지향형 혁신클러스터로 한 단계 더 높이, 한 걸음 더 멀리 도약할 때이다.

이를 위해서 산·학간의 협력, 벤처생태계 조성, 특구 국제화 등은 쉽지는 않으나 꼭 이뤄야할 우리의 과제들이다.

또 특구의 사업성과를 바탕으로 대덕만이 아닌 전국적인 혁신모델을 제시해야 하는 일도 우리의 주요한 임무이다.

여기에는 그야말로 적지 않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겠지만,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특구발전을 선도해 나가려는 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나라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대덕R&D특구의 성공적 모델 제시를 위해 신명난 춤사위처럼, 때로는 뜨거운 용광로처럼 과학기술인과 지역민, 나아가 국민 모두의 힘과 지혜가 결집되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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