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중식

한동안 지역 최대의 '핫이슈(Hot Issue)'로 떠올랐던 청주·청원 통합 문제가 '무산'으로 일단락됐다. 그동안 지역 언론은 물론, 청주 및 청원지역에 거주하는 지역민 모두 통합 성사여부에 주목해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양 지역의 통합은 또다시 무산되고야 말았다.

일련의 과정을 되돌아 볼 때 이번 통합은 양 지역 단체장들의 편협한 시각에서 비롯됐다는 것밖에 달리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통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해 대상자는 지역주민들이라는 것은 재론의 가치가 없다.

하지만 올 초부터 청주시장과 청원군수 등 양 기초단체장들의 밀약으로 시작돼 결국 지역주민의 갈등만 초래한 채 '무산'이라는 막을 내리고 말았다.

물론, 청원군민 역시 청주시민들처럼 90%은 아니어도 60% 이상 찬성으로 도출됐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청원군민들의 이해를 구하지 못하고 단순히 "단체장이 결정했으니 따라야 한다"는 막무가내식 통합절차는 결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주민투표에서 여실히 보여줬다.

5, 6공화국 당시만해도 단체장의 말 한마디면 통합이 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주민들을 어르고 달래도 모자라는 판국에, 단체장이라는 독단에 의해 '나를 따르라'식의 무모한 추진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금부터는 갈갈이 찢어진 지역민들간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기 전까지 양 단체장들은 지역간 갈등은 물론, 지역 주민간 대립과 반목을 해소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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