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영 서부본부 취재부장

투자유치와 그에 따른 개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는 모든 지자체의 바램이다.

굴뚝산업이든 서비스산업이든 관광산업이든 모든 분야에서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소리없는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개발과 환경보존의 상충된 논리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대립각을 좁히기 위한 노력보다는 모순된 각자의 주장만 내세워 갈등의 골만 키워가고 있다.

자연을 변형시켜 다른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 개발이므로 환경보존이란 개념과는 상충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개발을 원하는 사람들은 친환경개발이란 모호한 개념을 도입, 환경보존을 희망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하지만 '개발=환경파괴'란 등식이 상식으로 통할 만큼 지금까지 개발이 가져온 피해도 만만찮다.

개발측은 최첨단 시설을 도입해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겠다며 환경보존측을 설득하지만 환경보존측은 '개발=환경파괴'란 입장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게 현실이다.

▶INI스틸 일관제철소 건설사업(고로사업)과 송산면민들

한보철강을 인수해 당진지역 경제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맡은 현대기아차그룹은 일류 자동차회사로의 재도약을 위해 글로벌경영체제에 돌입, 자동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철강산업 육성에 올인했다.

하지만 다이옥신 등에 의한 대기환경 오염문제로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INI스틸은 최첨단 환경오염물질 저감시설을 도입하면 오염물질 배출량을 5∼1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주민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업체의 주장을 믿을리 만무하다.

▶대산공단과 대산주민들

서산지역에서 환경오염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대두되는 곳은 대산공단이다.

연례행사처럼 집회가 개최될 정도로 업체와 주민 간 마찰이 심각하다.

지난 2월 폐기물소각업체의 증설문제를 놓고 업체와 주민 간 대립이 있었으며, 최근 전반적인 환경영향 재조사를 놓고 입주업체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기업도시 건설과 천수만 보존

최근 태안군이 기업도시 시범사업 대상지로 결정된 데 이어 서산시는 부남호를 사이에 두고 기업도시 바로 옆에서 현대건설과 웰빙레저특구 지정을 통한 개발을 꾀하고 있다.

친환경개발을 외치는 개발측과 천수만 생태환경 파괴를 주장하는 환경단체는 구체적 근거없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어떤 친환경 개발방식을 도입할건지, 그 방식은 검증을 거쳤는지, 환경훼손을 어떻게 최소화하는지 등 구체적인 근거없이 친환경개발을 통해 환경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환경단체도 천수만 부남호 주변에 골프장을 건설하면 주변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등 근거없는 경험치에 의존한 주장만 늘어놓고 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대화는 단절된다.

자기 주장만 늘어놓을 뿐 문제의 핵심에 대한 의견조율 작업은 아예 생략하기 일쑤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공개적으로 협의든 토론이든 해야한다.

근거없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으며, 결정적인 상황에 직면하면 말보다 몸을 앞세우게 된다.

업체는 더 이상 주민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골치 아프다며 법에 모든 것을 맡기고 조용히 일을 추진한다.

그러나 갈등을 안고 시작한 사업은 언젠가는 그 댓가를 치른다.

반대측을 설득할 수 있는 근거를 찾는 데 좀더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행정기관도 눈에 보이는 이익만 쫓아 기업유치에 올인하는 경솔함보다 기업과 주민이 안고 있는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상생의 대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혁신의 시대를 맞아 개발과 환경보존으로 인한 지역분열과 갈등의 현명한 해소방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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