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7일부터 10일까지 공주시 일원에서 열리는 백제문화제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다채롭게 꾸며진다니 기대감이 크다. 무엇보다 축제의 방향을 기존의 관주도에서 시민주도로, 지역행사에서 국제행사로, 운동장 중심에서 열린 공간 중심으로 잡은 것만 봐도 변화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백제문화제가 진정으로 확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막바지 준비에 심혈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백제문화제는 올해로 51회째를 맞는 유서 깊은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틀에 박힌 내용에 관주도 행사라는 오명을 아직도 탈피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행사를 시민주도로 과감히 전환한 것은 퍽 의미가 있다. 행사 장소를 개방형으로 바꾼 것 역시 시대적 흐름을 따른 결정이라고 본다. 이제 더 이상 학생이나 주민을 일정 장소에 동원하는 수동적 축제로는 성공할 수 없다.

축제가 인정받으려면 누가 뭐래도 구성내용이 충실해야 한다. 백제왕연회와 백제장터 재현, 한국, 중국, 일본이 참여하는 전통문화공연, 수촌리 백제유적특별전 등은 올해 처음 선보이는 내용들로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다만 축제가 지나치게 볼거리 위주로 치우치다보니 역사축제란 본래 취지를 좀더 살리지 못한 감이 없지 않다. 백제역사를 조명하는 학술연구나 체험행사를 소홀히 다룬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매년 전국에서 열리는 지역축제가 무려 800여개나 된다고 한다. 지역문화 계승이라는 미명아래 축제가 남발되고 있는 것이다. 백제문화제가 고만고만한 이들 문화제 속의 하나로 전락해서는 곤란하다. 신라문화제, 개천예술제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문화제의 하나로 꼽히는 백제문화제가 그 명성에 걸맞은 국내 최고의 역사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려면 위상정립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단일 문화제의 성격에서 시급히 탈피해 차별화된 이벤트를 발굴, 육성해야 마땅하다. 중국과 일본을 잇는 국제문화 축제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기반 조성작업도 서둘러야 하겠다.

이번 축제는 백제문화제 반세기 역사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문화의 세기를 반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축제 성공의 열쇠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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