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 들어보니 …

"정치얘기는 꺼내지도 말고, 경제나 살려라"

추석민심은 사납고 매서웠다. 추석연휴를 지역구에서 보낸 충청권 국회의원들에게 한결같이 쏟아진 말들은 정치싸움은 그만하고, 경제 살릴 방법이나 찾으라는 따끔한 충고였다.

추석 대목이 사라진 재래시장 상인들 앞에서 정치얘기는 꺼내지도 못했다.

"정치얘기는 꺼내지도 말고, 경제나 살려라"

추석민심은 사납고 매서웠다. 추석연휴를 지역구에서 보낸 충청권 국회의원들에게 한결같이 쏟아진 말들은 정치싸움은 그만하고, 경제 살릴 방법이나 찾으라는 따끔한 충고였다.

추석 대목이 사라진 재래시장 상인들 앞에서 정치얘기는 꺼내지도 못했다.

열린우리당 권선택 의원(대전 중구)은 "악수를 청해도 안받는 사람들도 있었다. 말 그대로 아우성이었다"며 "재래시장 상인들의 인내도 한계점이 온 것 같다. 매출액이 지난해의 절반으로 떨어져 상인들이 자포자기 상태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전했다.

권 의원은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한 부양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정부는) 부동산 대책에만 신경 쓰는 것 같다"며 "경제부터 살려놓고, 무슨 일이던지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질책을 받았다"고 말했다.

추석 전날이었던 17일 유성 재래시장을 돌아본 열린우리당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은 "정치 혐오증이 상당히 심각했다"는 말로 민심을 요약했다.

이 의원은 "경제만 살릴 수 있다면, 개헌이 아니라 뭐라도 밀어주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여·야 구분 없이 정치권은 한 묶음이 돼 노골적으로 비판받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충남 예산·홍성)은 이번 추석 기간동안 "누구보다 가슴 아프게 보냈다"고 했다.

홍 의원은 지난 17일과 18일 예산을 중심으로 쏟아진 기습폭우로 추석 연휴 내내 제사도 못 지내고, 피해복구에 매달렸다.

홍 의원은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자꾸 늘고 있다. 비 피해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 앞에서 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다"며 "연휴가 끝나는 즉시 정부차원에서나 충남도 차원에서 피해복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연기)은 "정치는 관심이 있는 몇몇 소수의 사람들만의 얘기였다"며 "추석 연휴의 화두는 민생이었고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이시종 의원(충북 충주)은 "지난해에 비해 좋아진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여전히 경기한파는 꺾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시장상인들의 대다수가 먹고 사는 문제 외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것 같았다"며 "너도 나도 경제 살리기에 정치권이 신경을 써 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노영민 의원(청주 흥덕을)은 "추석대목임에도 불구하고 명절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아 상인들의 근심이 많았다"며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치권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선우·유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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