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적인 칼부림 그리고… 슬픈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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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옷과 상투를 던져버린 과감한 스타일의 도전, 전혀 새로운 조선이 눈앞에 펼쳐진다.'

조정의 어지러움을 틈타 가짜 돈이 유통된다. 좌포청의 노련한 '안포교'(안성기 분)와 물불 안 가리는 의욕적인 신참 '남순'(하지원 분)은 파트너를 이뤄 가짜 돈의 출처를 밝히기 위해 용의자 병판 대감과 그의 오른팔 '슬픈눈'(강동원 분)을 끊임 없이 추적한다.

그런데 '남순'과 '슬픈눈'이 마주할 때마다 둘 사이에서는 새로운 감정이 하나, 둘 싹트기 시작한다. 서로를 거부하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알 수 없는 감정은 막을 수 없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사랑이란 감정을 갖게 된 '남순'과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선물을 전해주게 된 '슬픈눈'.

그러나 조선 최고의 여형사 '남순'과 신비로운 자객 '슬픈눈'은 숙명적인 대결을 피할 수 없다. 역모를 꾀하는 자와 역모를 막으려는 자의 돌이킬 수 없는 대결.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을 수밖에 없는 숙명적인 갈등에서 그들의 사랑은 더욱 애절하다.

숙명적인 대결 속에서 운명적인 사랑이 싹트고 감정의 변화에 따라 대결의 모습은 다르게 표현된다. 감정이 시작되는 대결, 감정이 복받쳐 오르는 원망의 대결, 심판과도 같은 긴장의 대결 등 영화 '형사 Duelist'는 대결로 사랑을 이야기한다.

이 영화는 1999년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후 6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이명세 감독의 작품이다. 그의 신작 '형사 Duelist'는 이명세 감독의 7번째 혹은 첫 번째 작품으로 그간 이 감독이 세상에 내놓은 작품들의 총집합이기도 하고 아주 새로운 작품이기도 하다.
?자신을 20세기 명감독이 아닌 21세기 신인감독이라 칭하는 이명세 감독은 전작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추적'의 이야기였다면 '형사 Duelist'는 '대결편'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액션을 만들기 위해 하지원, 강동원, 안성기는 다양한 동작을 연마해야 했다. 많은 시간과 고민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액션 스타일은 선무도의 우아한 동작과 탱고의 격정적인 동작이 더해져 액션의 기본이 마련됐다. 거기에 배우들이 지닌 각각의 움직임에 따라 새로운 동작들이 발전돼 '형사 Duelist'만의 감성적인 액션이 완성됐다. 하루 10시간씩 반년에 걸쳐 배우와 스탭들이 흘린 땀방울은 영상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 영화 '형사' 제작 뒷얘기?
장터·홍등가 등 세트로 재현
20여개 세트서 영화 99%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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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Duelist'는 사극이라는 장르의 한계를 벗고 촬영의 99%가 세트에서 이뤄졌고 세트 수만도 20여개에 달한다.

영화 도입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터세트는 2000평 규모의 오픈세트로서 도시군상의 모습들을 새롭게 담기에 충분한 공간으로 탄생했다. '혼돈 속의 대결(duel in caos)'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있는 장터에 화려한 색감과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기 위해 수많은 장치가 더해졌다.

포목점에는 원색에 가까운 색감의 천들이 몬드리안의 그림처럼 걸려 있고 꽃가게에는 시대를 알 수 없게 하는 화려한 꽃들이 만개해 있다. 이처럼 장터세트는 당집골목, 약전골목 등 그 시절 있을 법한 공간 속에 다양한 소품들을 채워 새로운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또한 장터세트와 연결된 홍등가나 계단세트는 각각 독립된 공간으로 혹은 하나의 이어진 큰 세트로 사용해 세트 활용의 효율성을 높였다. '달빛 속의 대결(duel in the moonlight)'이 펼쳐지는 돌담길 세트는 '형사 Duelist'의 감각적인 영상을 보여준 장소. 어느 여염집이나 궁의 벽으로 역할을 하는 돌담이 아닌 미로와 같은 대결의 장소를 만들기 위한 공간으로써 돌담은 존재한다.

시공간을 넘나들고 장르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트를 적극 활용한 '형사 Duelist'는 상상이 현실이 되는 황홀한 영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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