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람 좋은모임]인터넷 커뮤니티 대전마술

/사진=전우용 기자
?? 온라인 시작 한달에 한번 오프라인 모임
?? "유쾌한 속임수 … 일상이 재미 있어져요"

"대인관계로 직장생활이 힘 들다고요. 그럼 마술을 배워보세요. 자신감은 기본이고 어떤 모임에도 잘 적응할 겁니다."

지난 달 26일 대전대 근처 한 카페에서 만난 '대전마술' 회원 김민찬(25·대전대4)씨는 가방에서 카드를 꺼내더니 카드매직 시범을 보였다.

먼저 김민찬씨가 모르는 상태에서 카드 한장을 골라내게 한 뒤, 다시 카드 속에 감추도록 했다. 두어번 더 카드를 섞은 뒤 김씨는 신기하게도 처음에 상대가 고른 카드를 알아맞혔다. 여기까지는 간단한 '맛보기 쇼'에 불과했다.

이어 볼펜을 1000원짜리 지폐에 상처 없이 꽂았다 빼는 마술과 빨간색 스폰지에 입김을 불어넣어 다른 사람의 손으로 이동시키는 마술을 보여줬다.

이날 모인 다른 회원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동전을 감추거나, 작은 동전을 주먹만한 모형 동전으로 바꾸는 것 같은 몇 가지 기술을 더 보여줬다.

하는 일도, 마술을 배우는 이유도 각양각색이지만 '마술이 재미있다'는 공통점으로 모인 이들은 인터넷 다음 커뮤니티 '대전마술(http://cafe.daum.net/daejeonmagic)' 회원들이다.

오는 3일 탄생 3주년을 맞는 '대전마술'은 대전에서 마술에 관심 있는 19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현재 회원만 230여명에 달해 마술에 대한 인기와 관심을 증명하고 있다.

사이트에는 각종 마술 동영상을 올린 코너부터 마술 경험담을 공유하는 메뉴와 아주 기초적인 마술부터 고급 기술, 마술용품 구입처까지 마술에 관한 궁금한 점을 해소할 수 있는 질문 코너 등이 마련돼 있다.

마술은 직접 봐야 배울 수 있고 회원들 실력도 높일 수 있어 온라인 모임이지만 한달에 한번 꼴로 오프라인 모임을 갖는다. '마술 왕초보'인 회원들을 마음 맞는 회원들과 수시로 만나 개별 능력에 맞는 기술을 전수 받는다. 고급기술을 전수받았다고 하더라도 연기력과 쇼맨십에 화술까지 갖추려면 마술 연습에 매일 몇 시간씩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회원들 가운데 마술이 뛰어난 사람들은 어린이집, 노인복지회관, 장애인복지시설 등을 방문, 소외된 이웃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봉사활동을 한다.

빨랫줄·고무줄·카드에서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소품이 마술 장비라고 할 정도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마술을 배우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돼 소심한 성격을 고칠 수 있고, 기억력과 상상력이 좋아진다.

회원 김봉석(29·한전연구원)씨는 "마술을 한 뒤로 각종 회식자리나 어색한 첫 만남에서 분위기를 주도하게 됐다"며 "마술로 불가능한 일을 현실로 만들어 보이면 사람들은 즐거워하고 더 큰 기쁨을 주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마술의 세계에 푹 빠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카페 운영자 김민찬씨는 "마술은 무슨 초능력이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유쾌한 속임수"라며 "마술을 기술로만 보고 의문부터 품지 말고 연기로 볼 줄 아는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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