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회 음악봉사 펼치는 대전실버연예단

지난 1일 오후 1시30분 대전시 중구 안영동에 있는 노인복지시설 '장수마을'에는 이색적인 공연이 열렸다. 희끗희끗한 흰머리에 주름 가득한 얼굴, 돋보기 안경까지 쓴 할아버지 10여명이 기타·아코디언·색소폰·드럼 등을 연주하며 '처녀 뱃사공' '섬마을 선생님' '바다가 육지라면' 등을 멋들어지게 연주했다. 구경하던 노인들은 들썩들썩 어깨춤을 추었다. 마치 흥겨운 잔치마당 같았고 관객들의 박수는 연주 내내 수 없이 이어졌다.

이날 무대를 달군 사람들은 지난해 10월 창단한 '대전실버연예단'으로 구성원은 50∼70대의 노인들이다.

왕년의 밤무대나 군악대 등에서 이름만 대면 통했던 베테랑 연주자들로부터 전직 행정공무원, 자영업자, 회사원 등 하던 일도 다양하다. 가수로 활동하는 박환복(67)씨를 비롯해 강갑선(65·기타), 권호억(62·아코디언), 송구삼(60·색소폰), 서상효(74·드럼), 정석인(58·콩가)씨 등이 그들이다. 이날 공연은 유명 악단에 견줘 전혀 뒤질 게 없는 솜씨였다. 초청가수의 트로트와 민요 등에 이어 박환복씨가 '울고넘는 박달재'와 '추억의 소야곡' 등을 부르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대전실버연예단 박창열 단장은 "노년에 음악을 곁에 둘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내 건강은 물론 남을 위한 봉사로도 너무 즐겁고 행복한 일"이라며 "대전실버연예단이 숨겨진 끼를 맘껏 펼치며 지역 예술발전은 물론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무대가 더 많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악기를 손에 잡는 순간부터 나이는 잊어버린다는 대전실버연예단은 오는 30일에는 대전 서구노인복지회관에서 공연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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