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전섭

1500년대부터 1960년대 까지 1만여권 소장
?청주박물관 해방기 도서전 수집자료 전시
"역사연구는 자료싸움 … 박물관 건립이 꿈"

불광불급(不狂不及)의 신념으로 16년간 고서수집에 푹 빠진 대성중 교사 강전섭씨. 그동안 모은 1만여권의 고서의 보존을 위해 개인고서박물관 건립이 꿈이다.
최근 과거사 진상규명과 고구려사 역사왜곡 문제 등 해방공간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글과 말과 역사를 되찾는 작업이 곳곳에서 분출되고 있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이시대에 출판된 각종 자료와 문헌이 전무한 실정이다.

해방기에 발간된 출판물을 한곳에 모은 '해방공간의 도서전'. 국립청주박물관이 광복 60주년을 맞아 기획한 특별전(3일~31일)에 소장자료를 기꺼이 내준 청주 대성중 교사 강전섭(50)씨가 화제다.

강씨는 '도덕교사'라는 직함이 있지만 고서수집이 본업이라고 할 정도로 지난 89년부터 고서와 이에 관련된 자료수집에 미친(?) 고서수집가다.

강씨가 모은 고서는 1500년대 부터 1960년대에 이르기까지 1만여 권이 넘는다. 이가운데 해방관련도서가 1200여 권, 개화기 교과서 관련 자료가? 500여 종이나 된다.

우연히 헌 책방에 들른 것이 인연이 돼, 고서 매력에 빠진 것이 책을 모은 작은 동기였지만, 이를 계기로 16년동안 고서수집이 시작됐고, 지금은 불광불급(不狂不及)의 일가를 이뤘다.

강씨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낡은 책에 심취하여 전국을 누비며 책방을 찾아 헤맸던 것은 우리문화에 대한 주체적인 인식에서 출발했다.? 일제의 억압과 통제로 부터 벗어나 순수하게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낸 도서들을 통해 민족정기를 회복한다는 신념에서 였다.

수집한 옛날 책들은 국내에서도 몇 권 없을 정도로 희귀본이다.

최치원의 계원필경집, 박지원의 연암집, 수원용주사에서 찍어낸 부모은중경, 세계인문지리역사서인 삼인필지한글본, 유길준의 서유견문, 최초 신약성경책인 신약전서 등은 우리 역사를 객관적 시각에서 연구할 수 있는 귀한 자료들이라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

강씨는 역사연구는 자료싸움이라고 한다. 자료를 많이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연구를 하고 철저하게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씨의 고서 수집이 입소문을 통해 널리 알려지자 학계로 부터 종종 연구자료와 특별전 요청을? 받기도 했다.

92년 초등중등교과서전(충북학생회관)을 시작으로 해방기교과서전(94년· 충북학생회관), 광복50주년기념 해방공간전(95년· 청주예술의 전당), 개화기고서(96년· 청주고인쇄박물관), 충북문학 100년전(96년· 청주예술의 전당) 등에 소장자료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동안 모은 고서가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값(?)이라고 말하는 강씨는 좀더 가치있게 활용될 수 있도록 수집한 책의 보존과 관리를 위해 개인 '고서박물관' 건립이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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