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앞두고 "좋은대학 간다" 속설 퍼져 도난 잇따라

"엠블렘 떼가지 마세요."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다가오자 애꿎은 고급 승용차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고급 승용차의 엠블렘 후드톱을 지니고 다니면 대학 합격이 무난하다는 기상천외한 속설이 나돌고 있기 때문.

이미 몇년 전부터 나돌고 있는 터무니없는 속설이지만 수능시험이 가까워 올수록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25일 천안지역 자동차 부품대리점 등에 따르면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그렌저 XG나 에쿠스 등 고급 승용차의 엠블렘을 도난 당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쏘나타 차량의 'S'자가 서울대 합격을 상징한다는 말과 'III' 모양의 마크가 수능시험에서 300점 이상의 고득점을 상징한다는 등의 말이 떠돌기 시작하면서 차량 훼손이 줄을 잇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내 각 차량부품 영업점과 정비업소 등에는 엠블렘 후두톱 교체를 요구하는 고객들의 전화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이달에만 엠블렘을 교체한 차량이 하루 평균 15∼25대가량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정도다.

수험생인 윤모(18)군은 "에쿠스의 독수리 문양 등 각종 고급 승용차의 엠블렘을 가방에 달고 다니는 친구들이 많다"며 "미신이겠지만 엠블렘이 수도권 명문대를 갈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니 갖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역 내 자동차 정비소 관계자는 "한 달 사이 무려 3차례나 엠블렘을 도난당한 차량이 있을 정도"라며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엠블렘을 떼어가는 과정에서 차량이 흠집까지 생기는 경우가 있어 차량 소유자들의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험생들의 초조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어쨌든 타인의 차량을 훼손하는 행위가 범법행위인 만큼 자제해야 할 것"이라며 "엠블렘을 떼러 다니는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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