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지역진출 10년 점검]중 - 지역자금 역외 유출

?? 매출액 10% 운영비 쓰고 본사행
?? 현지상품 안쓰고? 고용도 파트제
???피폐해져 가는 지역경기 '외면'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대전지역 대형 유통업체 17곳 매출은 백화점 5곳이 6373억 6800만원이고, 할인점 12곳이 8460억 9800만원으로 총 금액은 1조 4834억 6600만원으로 나타났다.

천안지역 6개 할인점의 지난해 매출은 대략 3800억원. 2003년 매출(2620억원)보다 무려 34%가 급신장했다. 올해는 5월말 현재 15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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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매출의 대부분은 본사가 있는 서울로 집중되고 단지 10%미만이 인건비나 세금 등만 지방에 남겨지고 있어 자금의 역외유출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시 소재 대형 할인점 12곳의 연 매출액은 약 8460여억원으로 이중 80% 정도인 6768여억원이 본사 소재지인 서울로 역외 유출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천안지역도 연간 매출액 3800여억원 중 3000억대의 돈이 본사가 있는 서울로 송금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전·천안지역 두곳만 어림잡아도 1조 5000억원이 넘는 돈이 서울로 유출 되고 있는 것이다. 충남의 중소도시 할인점 매출부문까지 포함하면 대략 2조원대에 육박하는 지역자금이 매년 서울로 빠져 나가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자금 역외유출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판매상품이 본사에서 일괄구매 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즉 인건비, 제세공과금 등 부대비용으로 10~13% 정도만이 지역에 남겨지고 나머지는 전부 역외 유출되는 것이다.

또 지역상품은 생산량이 제한적이고, 품질이 고르지 못한데다 매입단가가 비싸다는 이유로 납품을 외면당하고 있어 대형 유통업체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큰 실정이다.

대형 할인점은 정규직 비중이 낮고 파트타임 형식인 비정규직이 상대적으로 많은 인력구조를 갖추고 있다.정규직은 대부분 공채출신으로 전국 지점을 순회하면서 보직이 변경되기 때문에 지방인력이 투입되는 것은 대부분 파트타이머다.

하루 평균 7시간 정도 근무했을 경우 파트타이머의 평균 임금은 70만~80만원이지만 이마저도 생필품 구매를 위해 할인점에서 지출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대형 할인점들은 준 월급을 되가져가는 셈이다.

대전지역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총매출액에서 재산세, 종합토지세, 면허세, 주민세 등 지방세 비율은 0.4% 수준이다"며 "연간 점포 당 1000여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방세 납부는 4억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한 허가제였던 대형 할인점 설립이 지난 97년부터 등록제로 바뀌면서 전국 각지에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서기 시작한 이후 엄청난 자본과 선진화된 유통 시스템으로 무장한 대형점의 공략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방의 중소도시 였다.

일례로 서산의 경우 롯데마트 서산점이 지난 2002년 3월 개점이후 해마다 22% 이상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550억원의 매출을 보였다.

지역 생산물에 대한 구매회피도 심각한 수준으로 현재 롯데마트에서 판매되는 서산 지역 농특산물은 대산간척지쌀 롯데청결미 단 한가지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지만 사회환원 부분은 불우이웃돕기 등의 명목으로 한해 지역에 기탁하는 1000만원이 고작이다.

이에 대해 서산시는 지역을 위한 재투자(지역 농특산물 판매, 불우이웃돕기, 장학금지원 등)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으나, 롯데마트 서산점은 "자금관리나 정책이 본사차원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해당 점포에선 권한이 없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종규·이기준·박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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