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제직 충남도교육감

'알기위한 학습, 행동하기위한 학습, 함께 살기위한 학습, 존재하기위한 학습'은 유네스코에서 정한 21세기 교육의 방향이다. 행복한 배움터란 무엇일까? 교육자와 수요자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이 실천되는 공간이다.

행복한 배움터를 만드는 데 특히 중요한 것은 학교 CEO의 리더십이다. 무엇보다 변화를 감지하고 발상을 전환하는 자기 인식은 바로 공동체가 만족할 수 있는 교육 여건을 조성하고 미래의 방향을 정확히 직시하는 지름길이다.

학교장의 마인드는 곧 교육력이다. 그래서 우리는 교직의 전생애 평생연수제도를 도입해 학교는 경영 혁신을, 교사는 전문성 함양을 할 수 있도록 최우선 과제로 지원하고 있다.

'좋은 학교'란 학교급, 규모, 전통과 역사, 외형에 결코 좌우되지 않는다. CEO의 교육관과 패러다임, 조직의 역동성이 절대적이다. 획일에서 탈피해 다양성과 독자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창의적인 지식이다. 제르미 리프킨이 말한 대로 '양적인 소유는 종말'을 고하는 시대에 이르렀다. 학교공동체가 이마를 맞대고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고 만족하는 교육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취임 당시 교육감으로서 단위학교마다 일률적으로 걸던 교육청의 슬로건을 걸지 못하도록 하고 학교 자율에 맡겼다. 능소능대(能小能大)한 변화력과 최적의 수월성 교육을 통해 학교를 특성화하고, 학생들의 수준과 진로의 맞춤교육을 통해 '교육의 새로운 신화'를 창조해 내야 한다. 교육청에서 제시하는 각종 교육 로드맵을 진정 학교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획일화된 학교상은 단지 아이들을 지치게 만들 뿐이다.

'행복한 배움터'가 되기 위해서는 외관과 공동체의 구축을 넘어 학교가 어떤 철학으로 무장을 해야 한다. 특히 폐교 위기에 몰려도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몇몇 초등학교의 사례, 학부모 자원봉사요원 활용으로 전국 으뜸의 인성교육 요람이 된 중학교 등 주위의 앞서가는 학교의 마인드를 배워야 한다.

문제를 교육청, 학부모, 학생 탓으로 돌리기 이전에 내가 속한 학교로 돌아가서 내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 그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주위를 설득하면서 동기를 유발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행복한 교실은 구성원들이 만족하고 용기와 열의를 갖고 움직일 때 비로소 가능하다. 현대화 사업과 같은 하드웨어와 '사이버가정학습OK'를 비롯한 각종 소프트웨어 지원을 능동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교실의 진정한 변화가 충남교육이 교육가족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힘이며, 세계에 나아가 어깨를 나란히 할 잠재력이다.

작은 것부터 변화해 크게 혁신하는 교육행정 역량을 강화해야겠다. 나는 교육감으로서 불필요한 일 버리기, 일하는 방식 개선에 앞장서고, 수능시험장이 부족한 실정을 간파해 중앙정부의 당국자와 담판, 이를 확대했다.

학교버스 통합 운행, 단위학교 지원 중심의 장학 활동, 소규모 급식 통합 운영, 도농 간 체험학습 교류 등등, 학교와 학교 사이 지역과 지역사이의 벽을 허물고 과감하게 변화할 수 있도록 소중한 물꼬를 트고 있다. 왜 우리가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할 것인가?

'행복한 배움터'는 학교만의 노력으로는 어렵다. 교육공동체가 관심을 공유할 때 가능하다. 이제 우리 충남지역이 국토의 심장이 되면 모두가 충남교육을 주목할 것이다. 자율과 청정, 참여와 혁신, 긍지와 보람으로 교육에 헌신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분위기를 형성하는 일에 공동체의 능동적인 변화를 기대한다. 이러한 변화에 직면하는 능동성은 '행복한 배움터'를 만드는 원동력이고, '미래를 향해 힘차게 도약'하는 발판이 된다.

학생들이 마음껏 꿈을 키우고 실력을 기르며 활기 넘치게 생활하는 '행복한 배움터'를 만드는 데 우리의 교육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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