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중심 충주, 중국어 메카로 만들 것"

"한반도의 중심도시 충주를 전국 최고의 중국어 교육도시로"

충주시 호암동에 자리 잡은 북경외국어학원 심종섭(47)원장이 그리는 야심 찬 포부이자 그가 내걸고 있는 교육발전 전략의 키워드다. 그는 이미 사설학원으로는 전국 최초로 주한 중국대사관이 후원하는 최고 권위의 중국어회화 경시대회를 매년 개최, 어느덧 충주를 중국어 교육의 메카로 자리 잡게 하고 있다.

변변한 외국어학원 하나 없던 충주에 최초로 전문 어학원을 개원, 오히려 공교육을 선도하며 지역 외국어교육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그의 남다른 노력과 추진력, 열정을 오늘도 숨 가쁘게 진행 중인 그의 삶을 통해 들여다보았다.? /편집자

충주 북경외국어학원 심종섭 원장은 "충주를 전국 최고의 중국어 교육도시로 만들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푸르른 녹음이 우거지는 6월.

전국의 각지의 중국어 영재들은 어김없이 호반의 도시 충주로 몰려든다.

주한 중국대사관이 후원하는 최고 권위의 전국 중국어회화 경시대회.

이제는 중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도전하고픈 필수 관문으로 이들에게 충주는 이미 중국어 교육의 메카로 각인돼 있다.

이처럼 충주가 중국어 교육의 중심도시로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심 원장의 남다른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심 원장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중국어의 대가'도 아닐뿐더러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하지도 않은 일반인에 불과했다.

이런 그가 어떻게 중국어와의 인연을 맺게 되었을까.

외환위기 여파로 장기불황과 기업구조조정이 한창이던 지난 1998년.

당시 충주문화방송 총무국 부장(대우)으로 재직 중이던 그는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새로운 인생에 과감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과의 국교 정상화로 국내 기업들이 중국시장 진출을 앞 다투던 이때 심 원장도 지인들과 함께 대중 무역업에 뛰어든 것이다.

그러나 이전까지 중국어를 접해보지 못했던 그는 현지에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고 변변한 수확도 거두지 못한 채 귀국하게 된다.

고향인 충주로 돌아온 그는 가장 먼저 외국어 학원을 찾았으나 중국어를 가르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때 그는 충주가 외국어교육의 불모지임을 절감, 외국어 전문어학원의 개원을 준비하게 된다.

'충주에서 중국어 전문학원은 시기상조'라는 주위의 걱정 어린 충고와 우려 속에서 학원을 개원한 심 원장은 제대로 된 중국어 교재조차 없는 교육현실과 다시 한번 맞닥뜨리게 된다.

그는 이에 따라 중국정부에서 직접 제작한 교재를 구하기 위해 수도인 북경을 다시 한번 찾았다.

중국정부가 운영하는 '중국 인민교육출판사'를 방문한 그는 곧바로 교재의 지원과 판매권을 요청했다.

그러나 한국의 일개 중소도시에서 온 그에게 교재를 지원해줄 수 없다는 게 출판사 관계자들의 입장이었다.

계속되는 냉담한 반응에도 불구, 그는 수강생들에게 제대로 된 교재로 가르쳐야 한다는 신념하나로 귀국을 미룬 채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 2002년 중국인민교육출판사를 방문한 심원장(오른쪽)은 우여곡절 끝에 교재 공급 계약을 체결에 성공했다.
"중국은 당시만 해도 한국과 수교한 지 얼마 안 된데다 사회적 이데올로기가 워낙 판이해 한국에 대한 입장이 매우 냉소적이었죠. 하지만 뭔가 분명한 메시지만큼은 전해야한다는 생각에 무작정 문을 두들겼습니다."

그 후 6번째 방문에서 그는 출판사 부사장을 면담할 수 있었고, 드디어 전국 최초로 중국정부가 인정하는 교재의 판매권을 얻게 됐다.

이로 인해 충주지역 수강생들은 '표준중문' 시리즈를 통한 체계적인 중국어교육의 기회를 제공받기 시작했다.

지역 학생들의 중국어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심하던 심원장은 지난 2002년 충북도내 최초로 제1회 충북중국어구연대회를 기획, 주관하면서 세상으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중국어의 불모지였던 충주가 드디어 중국어 교육의 중심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시발점이었다.

이후 3차례에 걸쳐 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으나 그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각종 문화와 교육부분에서 사실상 소외를 거듭하던 충주지역 학생들의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그는 전국으로 눈을 돌렸다.

이번에는 학생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아우르는 전국 규모의 종합 중국어대회가 그의 목표였다.

그는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지난해 주한 중국대사관을 방문, 계획안을 제출했으며 대사관 측은 충북도대회 진행의 노하우와 성과 등을 높이 평가해 흔쾌히 대회 개최를 허락해주었다.

그는 이와 함께 중국대사관의 전폭적인 후원을 약속받아 각 부문별 금상과 대상 입상자의 중국대사관상 수여는 물론 시상품 제공과 대상자의 중국어학연수 제공이라는 파격적인 지원을 받게 됐다.

그는 또 기존의 구연위주의 대회와는 달리 듣기와 말하기는 물론 문법과 독해까지 종합평가하는 내실 있는 대회를 진행, 전국의 중국어 영재들의 실질적인 등용문으로 성장시켰다.

지난 6월 건국대 충주캠퍼스에서 열린 제2회 전국중국어 회화 경시대회.
충주지역 학생들의 입상도 두드러져 '하면 된다'라는 자신감과 사기 함양은 물론 충주가 탄탄한 실력을 자랑하는 중국어 교육의 도시로 점차 명성을 얻도록 했다.

이와 함께 지역 학생들에게 꾸준한 해외 어학연수의 기회를 제공, 도내 최다 연수생을 배출하는 어학원으로 성장시켰다.

'중국어하면 충주, 충주하면 중국어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그의 신념은 지역 학생들은 물론 시민들을 위한 각종 무료 강의와 봉사로 이어졌다.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 청소년을 위한 무료 강의가 대표적이다.

그는 학원개원 이후 8년동안 매월 가정형편이 어려운 불우 학생 30명을 선정, 무료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지금까지 심 원장의 배려로 중국어를 배운 학생들은 이미 2000여 명을 훌쩍 넘고 있으며 이들은 중국어를 눈과 귀가 아닌 마음으로 배우고 있다.

또 사회로부터 격리돼 사교육의 기회가 전무 한 충주계명정보통신학교 재소자들을 위한 무료 강의와 충주시새마을부녀회원들을 위한 무료강좌도 실시, 그만의 남다른 교육봉사를 계속하고 있다.

심 원장은 이와 함께 충주시와 충주경찰서, 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 등 관공서는 물론 지역 중소기업과 시민사회단체 등에도 외부 출강과 중국어 무료 통역지원 활동을 펼쳐 지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중국어교육 전문가로서의 그의 왕성한 활동에 대해 사람들은 그를 '중국인보다 중국을 더 잘 아는 한국인' 또는 '중국, 중국어교육에 미친 사람'이라고 부르곤 한다.

그러나 이에 앞서 "내 고향 충주를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그는 '충주를 위해 작은 일을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 한다.

오늘도 지역발전을 견인할 인재양성에 총 매진하고 있는 그의 남다른 '충주 사랑'은 다부진 체격처럼 지칠 줄 모르고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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