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을 일으키는 장출혈성대장균 O-104균과 브루셀라 증에 걸린 환자가 올해 처음 대전에서 발생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대전시는 초등학교 4년생인 이모양이 최근 설사와 복통을 호소해 국립보건원의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의 일종인 O-104균에 감염됐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양은 보름간 대학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다 완치돼 현재는 퇴원한 상태라고 한다.

1군 법정전염병인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이나 브루셀라 증은 사람과 동물이 함께 감염되는 인수(人獸)공통전염병으로 전염성이 강해 극히 우려스럽다. O-104균은 독소가 장점막이나 신장의 세포조직을 파괴해 신부전증을 유발하는 등 유아나 노약자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한 번 발생하면 환자수가 급증한다는 점도 불안케 한다. 2003년과 2004년에는 감염자수가 각각 1명에 불과했으나 올 들어서는 벌써 4명이나 나왔다.

대전지역에서 발생한 법정 전염병 환자 77명 가운데 1군 전염병 감염자가 9명이나 된다는 것도 시민들의 걱정을 더해 준다. 수인성 질환인 장티푸스 환자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여름철 대표적 질병인 식중독과 뇌수막염 등의 예방에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장마철인데다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 전염병 확산의 소지가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자취를 감춘 전염병이 우리지역에 나돈다는 것은 방역활동과 개인위생을 소홀히 했다는 증거다. 지난해엔 없었던 세균성이질 환자가 나오고, 병든 소가 옮기는 브루셀라 증 환자가 3년 만에 신고된 것은 분명 날씨 탓만은 아닐 것이다.

전염병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방역활동 강화와 함께 환자발생시 원인균을 조속히 찾아내는 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1군 전염병은 전염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시민건강에 미치는 위해정도가 너무 커 발생 즉시 퇴치하지 않으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당국은 집단급식소나 도시락제조업소 등에 대한 점검 강화와 함께 하수구 등 전염병 서식지에 대한 방역을 보다 철저히 해주길 바란다. 아울러 시민 각자는 개인위생에 각별히 신경써 전염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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