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곤
검표를 마치고 영화관으로 들어서다 화장실을 먼저 들르기로 했다. 먹거리와 가방을 두 손에 들고 아내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아내는 좀처럼 나올 줄 몰랐고, 나는 영화가 시작하지는 않을지 초조한 마음에 어서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잠시 후 아내가 매캐한 담배연기와 함께 화장실에서 나왔다. 이유인즉 모두가 같이 쓰는 영화관 화장실에서 젊은 여성 한 무리가 들어가서 담배를 피우며 나오지를 않더라는 것이다.
검표를 마친 후라 모두들 입구에 있는 작은 화장실 밖에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 다른 사람들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제 쓸모로만 공중화장실을 점유했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공중화장실은 금연구역이 아니던가. 우리 부부는 씁쓸한 입맛을 다시며 돌아섰지만 아내에게 밴 담배냄새가 집으로 오는 내내 우리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