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따내기 경쟁 치열 … 일부 미배정 위기ㆍ과제중단 우려 전전긍긍 예산지키기 올인

"예산만 생각하면 잠이 오질 않습니다"

본격적인 '예산시즌'을 맞아? 대덕단지 정부출연 연구기관 기획예산 관계부서가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국가 전체 연구개발(R&D) 예산은 늘었지만 기관간 '예산따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출연연은 내년 예산을 배정받지 못할 위기에 처해 안절부절 하고 있다.

◆ 예산확보 안절부절 = 과학체험 프로그램 관련 예산 10억원 살리기에 밤낮없는 A기관.

국가간 협업연구를 위한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예산 53억원 지키기에 올인 중인 B기관.

C기관은 덩치가 크지만 무늬(?)가 애매한 탓에 과기부와 정통부를 오가며 예산따기에 바쁘다. 또 D연구원과 E연구원 등은 예산 책정상의 논란을 우려한 정부의 비공개 방침에 따라 과제 조정 진행 내역을 공개치 않고 있지만 내부의 조바심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때문에 국가 정책에 따라 내년 기관 전체 예산이 올해 보다 1000억원 가까이 오를 F연구소는 예산시즌, 타 기관의 선망대상으로 떠올랐다.

예산의 전체 규모는 정해져 있고 정부가 공을 들이는 신규과제의 예산지원으로 기존 과제와 '제로섬' 경쟁이 불가피해지면서 내년 예산 확보를 위한 출연연의 막바지 올인 작전이 극에 달하고 있다. 관련 정부부처와 예산처 등의 심의가 남은 만큼 과제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것으로 기관은 보고 있지만 해당 연구원들은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입장 아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과제 자체가 과학기술 트렌드를 벗어났거나 비효율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면 당연히 중단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지난해 만들어진 과제가 '날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출연연 관계자는 "지금이 내년 사업의 예산을 '따느냐, 못 따느냐'를 좌우하는 중요한 기로"라며 "때문에 기관의 수장들도 위(?)에서 호출하면 한밤중에도 달려갈 판"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골머리=국가 전체 R&D 예산을 총괄하는 과학기술혁신본부는 출연연의 내년 인건비와 기관고유 사업비를 각각 3%, 5.4% 올리기로 하고 부처별 평가 결과에 따른 과제의 계속지원 여부를 이달 말까지 검토, 실무협의회와 운영위원회 등을 거쳐 국무회의에 보고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혁신본부는 안정적인 연구 분위기 만들기에 기반을 둔 예산 편성 지침을 정하고 포괄적인 예산 배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달 말을 목표로 수행 중인 혁신본부가 R&D예산의 배분을 위한 심의, 조정 작업을 처음 수행하는데다 조정 내용 또한 비공개로 추진 중이어서 출연연은 속만 태우고 있다.

혁신본부 역시 산하 연구기관의 볼멘소리를 흘려들을 수 없는 만큼 늘어나는 예산 못지 않게 고민도 큰게 사실.

혁신본부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으로 국가 R&D전체 사업을 총괄 조정하다 보니 모든 사업에 적정한 예산을 배정키가 쉽지 않다"며 "현재 진행 중인 출연연 예산 심의에 신중을 더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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