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상품화 … 직장인들 체험 신청 줄이어

템플스테이 인기

"다 놓아라.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그 어디에서도 놓지 못했던 고통 덩어리를 모두 내려놓아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지식과 인연사, 주변 환경들을 홀가분히 내 머릿속에서 떨쳐보낸후라면 어느 누구라도 참다운 템플스테이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계룡산 갑사 장곡 주지스님의 말이다.


▲ 여름방학을 맞아 16일 계룡산 갑사에서 열린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시민들이 장곡 주지스님에게 사찰의 역사와 인사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 /전우용 기자

휴가, 여름방학 동안 산과 바다로 바캉스를 떠나려는 여행족도 많지만 한해의 반을 보내며 마음 둘 곳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주5일 근무제 주말·휴일을 이용해 산사에서 불경소리에 젖어 속세를 잊는 템플스테이를 계획해 볼만하다.
◆템플스테이란=고즈넉한 사찰에서 한없이 멀게만 느껴졌던 스님과의 하룻밤.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인지라 불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보고 싶은 충동이 느껴진다.

'템플스테이'는 2002년 월드컵때 외국인에게 한국을 알릴 수 있는 방안을 찾던 중에 사찰 체험상품으로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외국인에게는 한국의 전통미를 실감하게 하고 내국인 역시 생경한 체험으로 각광받게 된 것.

서로 전혀 알지 못했던 참가자들은 사찰에 일정기간 머물며 새벽 예불과 참선, 다도, 발우공양 등을 함께하게 되고 서로의 고심을 함께 나누는 기쁨을 맛볼수 있다.

충청권 사찰들은 연중 어느 때고 체험할 수 있는 사찰 수련회 '템플 스테이'의 문을 열어 놓고 있다.<표 참조> 그중 가장 대표 격은 공주 갑사의 템플스테이다. 대전에 인접해 교통편이 용이하면서 전통사찰의 깊은 풍치와 기품을 느낄수 있다.

대전·충남 템플스테이 일정표


◆도전, 산사체험
=자~ 그럼 지금부터 마음 속 모든 고통 덩어리를 내려놓고 산 속으로 들어가보자.

대전·충청권에서 근거리에 위치하면서 생동감 넘치는 산사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뭐니뭐니해도 계룡산 갑사일 게다.

'부처님 품에서 여름나기'라는 주제로 템플스테이를 운영중인 갑사의 경우 어린이 프로그램은 이미 조기 마감될 정도로 참여열기가 뜨겁다.

올 여름에는 주말에만 정기 운영하던 템플스테이가 주중에도 사찰을 일반에게 개방해 참여율을 높였고 기간이 대폭 확대됐다.

특히 주말을 제외한 4박5일 동안 사찰에서 지내면서 장기간 수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 휴가철을 앞둔 현대인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하루만의 휴식이라 할 수 있는 '템플 라이프'도 갈수록 참여자가 늘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운영된 템플라이프는 1박이 어려운 바쁜 현대인들에게 적합한 하루코스의 산사체험을 일컫는다.

유정우 갑사 템플스테이 담당주임은 "시간이 곧 돈인 요즘 현대인들에게 나를 위해 1시간도 아닌 24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나를 바로 볼 줄 아는 나만의 대화시간을 갖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템플스테이 1일체험은 오전 10시에 입재를 시작으로 발우공양, 참선, 탁본, 암자순례, 법고체험 순으로 이어지며 속세를 잊어간다.

참가비는 2만원부터. 4박5일 코스의 경우 템플스테이 수료자에 한해 신청자를 받고 있으며 참가비는 2만~5만원이다. 문의: 041)857-8982??

▲ 마곡사 마가 스님.
'스님 인터넷 카페는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로그인!'

주5일 근무제 후 템플스테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사찰 스님들의 팬 카페와 미니홈피 등도 더불어 인기를 얻고 있다.

템플스테이를 일단 경험하고 나면 사찰에 대한 거리감을 좁혀 많은 사람들이 열열팬으로 변신한 탓이다.

어른, 아이 할것 없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템플스테이에서 산사체험을 한 뒤 자신의 미니홈페이지 혹은 블로그, 카페 등에서 좀더 많은 이야기와 정보를 나눠 갖는다.

또 사찰·스님들의 인터넷 카페에 접속해 참가 후기를 적고 각기 다른 스님들의 톡톡 튀는 수행법을 전수받는 등 네티즌들의 활동이 템플스테이 인기에 한 몫하고 있다.

충남지역의 경우 공주 마곡사 마가 스님과 인연을 맺은 참가자들은 인터넷 카페 '마가스님의 자비선방(cafe.daum.net/maeum119)'에서 새로운 연을 맺고 있다.

서산 부석사의 주경 스님도 '주경사모(cafe.daum.net/jookyungsamo)'라는 팬카페를 운영해 네티즌들에게 새로운 법회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전국적으로 스님을 사모하는 네티즌의 바람은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남 해남 미황사 금강 주지스님의 팬카페(cafe.daum.net/dalma3521)를 비롯해 대흥사의 법인 스님 홈페이지(www.deaheungsa.com), 한북 스님 홈페이지(www.misodang.com) 등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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