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 빼앗길라" 경쟁자로 인식 압박

KT가 케이블TV사업자들에게 관로를 임대하면서 방송 이외에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제공을 하지 말 것을 강요하고 있어 업계의 반발을 사고있다.

한국케이블TV협회에 따르면 KT는 케이블방송 사업자들과 최근 관로 임대를 재계약하는 과정에서 가입자들에게 방송 이외에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고 이를 어기면 KT가 통신망을 임의로 철거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계약을 강요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케이블TV사업자는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포기하든지, 아니면 막대한 돈을 들여 새로운 망(網)을 설치 해야한다.

이에 앞서 케이블TV사업자들은 지난 95년 케이블 방송을 시작하면서 KT측과 관로 사용을 위해 10년간 장기임대 계약을 맺고 사용해 왔다.

업계에서는 KT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갈수록 치열해지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케이블TV사업자들을 잠정적 경쟁자로 보고 발을 못붙이게 하는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다는 분위기이다.

특히 케이블TV사업자들은 지난달까지 자신들의 초고속인터넷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전국적으로 8.2%에 불과하고 KT와 마케팅 영역이 서로 달라 KT가 자신들의 시장 잠식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케이블TV사업자들은 KT의 요구대로 관로 임대 목적을 '케이블방송용'으로 계약하게 되면 초고속인터넷서비스는 물론 내년부터 상용서비스를 실시하게 되는 인터넷 전화와 디지털 전화 등 트리플플레이서비스 사업도 전혀 할 수 없게 된다.

한국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케이블TV의 목적은 방송과 부가서비스이기 때문에 KT가 주장하는 목적 외 사용금지는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더구나 KT가 국가시설물로 설치한 관로를 민영화 이후 잠정적 경쟁사업자의 제재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더 더욱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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