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결정에 분노 "천수만 이어 또 터전 빼앗아"

▲ [과천청사앞 시위] 11일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서 태안군민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8일 기업도시 신청지 태안 유보 결정에 따른 집회를 가졌다.
태안군과 현대건설이 공동으로 신청한 기업도시 결정이 유보되자 태안지역 주민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태안군 내 각 사회단체, 지역주민 등 400여명은 11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 광장에서 농림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기업도시 유치가 무산될 경우 차라리 천혜의 바다로 돌려 줄 것을 요구했다.

이날 주민들은 요구문에서 "정부의 식량 자급자족이란 명분아래 태안군민의 생활터전인 천수만을 빼앗기고도 이를 인내하며 농업으로 전환했으나 쌀 수입 개방으로 삶이 황폐화돼 살길이 막막한 시점에서 유일한 희망인 기업도시 유치마저도 농림부의 반대로 무산된다면 농민들은 더 이상 살길이 없다"며 "생존권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농림부가 해남의 간척지 용도변경은 묵인하면서 태안군의 B지구 개발만을 반대하는 것은 차별행정이 아닐 수 없으며 태안군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박했다.

이어 주민들은 5개항의 결의문을 낭독하고, 농림부는 태안 기업도시 지정반대에 대한 태안군민의 생계대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줄 것과 죽음의 호수로 변해가는 부남호의 수질개선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한편 주민들은 지난 8일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2차 기업도시위원회에서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를 신청한 태안군이 이번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고도 농지전용 문제를 이유로 한 달간 결정이 유보되자 "사전에 사업실천 가능성과 모든 법적 검토가 이뤄졌음에도 결정이 유보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천수만지역 주민들은 "정부의 식량자원이라는 명분아래 삶의 터전을 잃고 농업으로 전환했으나 또 다시 쌀 수입개방으로 농촌을 황폐화시킨 마당에 농민들의 유일한 희망인 기업도시마저 농림부가 반대한다면 죽음으로 내 몰린 농민들은 어디로 가야 하냐"며 허탈감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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