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위탁모' 청주 문명산씨

▲ 문명산氏

?? 양부모 만나기전까지 엄마역할
?? 두딸도 '사랑의 자장면' 봉사

"피는 한방울도 섞이지는 않았지만 가슴으로 낳은 아이입니다."

청주시 흥덕구 모충동에 사는 평범한 가정주부 문명산(51)씨는 올해로 10년째 복지기관에 맡겨진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문씨가 정성스럽게 키워 친부모나 입양부모에게 보낸 아이는 지금까지 모두 4명.

문씨는 지난 95년 가정사정이 어려운 이웃의 아이를 맡아 키워 오다 지난 2003년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가 개소하면서 아예 전문적인 위탁모로 활동해 오고 있다.

아이를 떠나 보낼 때마다 가슴에 피눈물이 나는 것 같아 다시는 아이를 돌보지 않겠다고 다짐하기도 수십차례.

문씨는 그러나 아이를 떠나 보낸 슬픔을 새 아기를 맞는 기쁨으로 잊어오곤 했다.

문씨는 "위탁모 생활이 익숙해지면서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스무살이 넘은 딸들이 가끔씩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며 "하지만 불쌍한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면서 친자식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고 말하면서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젊은 시절 고단했던 시집살이와 건설현장 내 함바식당에서 100여명의 식사 준비로 새벽 4시부터 늦은 밤까지 몸으로 움직였던 문씨는 지난 95년 식당일을 그만두고 위탁모를 결심했다.

문씨에게서 한발자국도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양갈래 머리의 수연(3·가명)양.

생부의 가정폭력으로 문씨의 집에 위탁됐을 때 달랑 낡은 포대기 하나가 고작이었던 수연이의 방에는 장난감 등이 방 하나에 가득찼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위탁 아동 돌보기 외에도 7년간 학교 앞 교통봉사, 자원봉사활동 등을 해 온 문씨의 든든한 후원자는 매달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의 자장면 봉사'를 벌이는 두 딸(23·24세)이다.

쉴 때도 됐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문씨는 "이제는 아이들의 밝은 미소와 재롱이 너무도 행복해 쉴 수가 없다"며 천사같은 미소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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