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 명소화 '산넘어 산']상 - 속빈강정 전락 우려

지난 83년 대통령의 여름별장으로 만들어진 후 20년여 만인 2003년 4월 22일 개방된 청남대가 지난달 말로 관람객 수 187만명을 돌파했다. 베일 속에 가려 있던 청남대를 둘러보기 위해 그동안 하루 평균 3400명의 관광객이 몰려와 2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여름철엔 평시 관람객 수의 절반만이 청남대를 찾고 있고, 겨울에는 봄·가을 관람객 수의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제2의 '엑스포과학공원'이나 '독립기념관'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청남대의 어제와 오늘, 내일에 대해 3회에 걸쳐 진단한다.? /편집자

? 지난해 4억원 적자 손익분기점 넘지 못해
?? "교통혼잡·경제 도움 안된다" 주민들 원성

청남대의 육중한 철문이 열리던 날, 청원군 문의면 신대리 대통령 별장마을에서는 개방을 기념하는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다.

주민들은 청남대 본관 입구에 폭 2m, 높이 5m 규모의 돌탑을 쌓아 청남대를 국민에게 되돌려 준 노무현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정부와 충북도의 소유권 이양합의서가 교환되고, 노 대통령이 청남대 열쇠를 이원종 충북지사에게 증정함으로써 역사적인 개방이 이뤄진 지 2년2개월.

청남대는 개방 첫해인 지난 2003년 53만 843명, 지난해 100만 6652명, 올 들어 지난달 말 현재 33만 9200명이 다녀가는 등 총 187만 6695명의 입장객 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입장료 수입은 지난 2003년 15억 5517만원, 지난해 30억 7778만 9000원,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10억 6765만 1000원 등 총 57억 61만원이 모아졌다.

그러나 하루 평균 관람객 수가 지난 2003년 4538명에서 지난해 3257명, 올해 3148명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인건비와 경상경비로 20억원, 노후설비 보수 등을 위해 15억원을 지출해 4억여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등 손익분기점조차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던 주민들의 환희도 종적을 감추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머지않은 장래에 관광객들의 웃음소리를 듣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주말과 휴일이면 교통혼잡만 초래할 뿐, 지역경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주민들의 원성도 고조되고 있다.

주민들은 "청남대를 지역경제 활성화의 견인차와 명실상부한 관광 명소로 가꿔 나가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관광 개발 청사진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며 "충북도가 용역 중인 중장기 개발계획이 완료된다 하더라도, 구체적인 재원 조달 계획 등 현실적인 대안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속 빈 강정'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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