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동용 오토바이 도난 '한숨'

▲ 정일웅氏

? 정일웅씨, 학교·복지관등 돌며 무료봉사
? 일본까지 건너가 기계장만 … 솜씨도 일품

천안지역 학교 및 복지관 등을 돌며 무료로 칼을 갈아 주는 70대 노인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칼을 갈아 주고 있는 정일웅(73·천안시 쌍용2동)씨의 이색적인 봉사활동은 지난해 7월 평소 잘 알고 지내던 학교 급식 봉사자의 애환을 들은 후부터다.

정씨는 칼이 잘 들지 않아 음식을 만드는 데 애로사항이 많다는 말을 들은 후 천안과 대전의 공구상을 돌아다니며 칼을 가는 기계를 장만해 보려 했지만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정씨는 결국 일본까지 건너가 동경 시내를 헤매고 다닌 끝에 칼가는 기계를 장만하게 됐고 이때부터 지역 내 초, 중, 고등학교와 복지관, 고아원, 경찰서 등 칼 가는 일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하루에 30∼40개에서 많게는 70여개까지 칼을 갈아 봤다는 정씨는 왜소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칼가는 솜씨가 뛰어나 각 식당 직원들로부터 '최고의 칼잡이(?)'로 통하고 있다.

정씨는 "노는 몸 심심하지 않기 위해 소일거리라고 생각하고 하는 일"이라며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칼이 잘 갈아져 음식 만드는 일이 수월하다는 말을 들으면 마냥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정씨는 각 식당에서 칼을 간 시기를 메모한 후 칼이 무뎌질 때쯤이면 어김없이 찾아가 식당 직원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 주고 있으며 최근에는 정씨의 소문을 들은 많은 사람들이 칼을 갈아 줄 수 있느냐는 문의전화까지 쇄도하고 있어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또 대가를 받으면 봉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식당 직원들이 내미는 음료수조차 거절하고 있어 이 시대 진정한 봉사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씨는 칼갈이 기계를 싣고 다니던 오토바이를 도둑맞아 많은 식당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

정씨는 "칼이 무뎌졌다고 매일같이 전화는 오는데 오토바이가 없어 일일이 찾아다니지 못하니 답답할 뿐"이라며 "칼갈이 기계가 가벼우면 지고라도 다닐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1년째 '칼갈이 봉사활동'을 펼쳐온 정씨는 몇 년 전부터 산불방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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