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연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횟감이 여름만 되면 기피음식으로 분류된다.

신선한 횟감을 좋아하는 미식가들이 제일 염려하는 것이 '비브리오패혈증'이다. 비브리오는 오염된 연안바다나 갯벌에서 잠복하고 있다가 해수온이 18∼2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6∼9월에 활동을 하며, 지역적으로는 여름철 서남해안지역에서 주로 발병한다.

환자의 대부분은 40대 이상의 남자로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특히 간 질환이나 매일 다량의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어패류를 생식하거나, 해안지역에서 낚시 또는 어패류 손질시 균에 오염된 해수 및 갯벌 등에서 피부상처를 통해서도 감염된다.

증상은 두 가지 임상형태가 있는데 해안에서 조개껍질이나 생선 지느러미 등에 의해 생긴 상처를 통해 바닷물에 있던 균이 침입했을 때는 창상 부위에 부종과 홍반이 발생해 급격히 진행되어 대부분의 경우 수포성 괴사가 생긴다.

잠복기는 12시간이며 대부분 기존 질환이 없는 청장년에서 발생하며 항생제 및 외과적 치료에 의해 회복한다.

두번째 임상형은 기존 간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오염된 해산물을 생식한 뒤 발생하는 원발성 패혈증으로 균에 오염된 해산물을 생식했을 경우는 위장관을 통해 감염이 일어난다.

급작스러운 발열, 오한, 전신 쇠약감 등으로 시작하여 때로는 구토와 설사도 동반한다.

잠복기는 16∼24시간이며 발병 30시간 전후에 대부분의 환자에서 피부병소가 사지, 특히 하지에서 부종, 발적, 반상출혈, 수포 형성, 궤양, 괴사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며 치명률이 높다.

진단은 임상 증상과 함께 원인균이 동정되면 확진할 수 있고 특히 일주일 이내의 어패류 생식 유무, 해수와의 접촉, 낚시 또는 어패류 손질 중 다친 적이 있는지를 확인하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치료는 감수성 있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피부 병변은 상황에 따라 절제, 배농, 절개 등 외과적 처치를 시행한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전염병도 아니고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발병 확률도 매우 낮지만 어패류를 56도 이상의 열로 가열하여 충분히 조리한 후 섭취하는 예방의 노력은 필요하다.

또 여름철 해변에 갈 때 피부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상처가 났을 때는 맑은 물에 씻고 소독을 해야 한다.

이 밖에도 유통업체 종사자들과 어업인들의 위생적인 수산물 취급도 비브리오패혈증의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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