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열 정치부

청주·청원 통합문제가 지역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통합 문제를 다룰 첫 실무자 회의가 7일 오전 충북도청 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회의에는 충북도를 대표해 김재욱 자치행정국장이 참석했고, 통합 주체 기초단체인 청주시와 청원군에서는 연영석 부시장과 유광준 부군수가 참석했다.

하지만, 이날 김 국장의 회의 참석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청원군수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는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통합을 둘러싸고 양 기초단체간 지리한 줄다리기를 계속해 온 터라, 그에게서 '솔로몬의 지혜'를 얻는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일 수도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다.

청원군수 출마를 꿈꾸고 있는 인사가 회의를 주재한 것을 둘러싼 '자격시비'는 차치하고라도, 그가 양 자치단체간 통합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을리 만무하다는 것이 공직 안팎의 시선이다.

진정으로 주민이 희망하는 방안이 무엇이며, 통합에 따른 득실을 냉정하게 따질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국장은 이날 회의에서 "통합의 주체는 청주시도, 청원군도 아니며 그 주체는 주민"이라고 역설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주민들의 뜻을 빙자해 통합에 회의적인 자신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김 국장은 "내년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적이 없다"며 억울해 할지도 모른다. 사심을 버리고 공정한 입장에서 회의를 주재했다고 항변할지도 모를 일이다.

군자행(君子行)이란 시에는 "외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고(瓜田不納履),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바로잡지 말아야 한다(李下不整冠)"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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