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동 KT충남본부장

그 옛날 어머니 손잡고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선생님으로부터 배웠던 여러 과목들 중 가장 재미있었던 시간이 '도덕' 과목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아마도 학교에서 시험 볼 때 '도덕=우리의 생활 습관'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었기에 공부하지 않아도 타 과목보다 항상 점수가 높아서 그렇게 좋은 호감을 갖고 있지 않았나 한다.

그러한 도덕 과목이 중학교 및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진학하면서 우리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을 아우르는 교양 필수 과목으로써 국민윤리를 수강할 때에는 왜 그렇게 어렵고 하기 싫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자못 이해도 가는 것 같다. 이렇듯 윤리(倫理)는 사회생활의 기본을 이해하여야 하는 약속된 하나의 명제로 설명되지만 이를 학습하고 실천한다는 것 또한 매우 어렵다는 반증이 아닌가 한다.

오늘날 우리는 윤리의 범주 속에서 개인 상호간의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생활해 오고 있듯이 법인체인 기업도 하나의 독립적 인격체로서 그 틀 안에서 영리를 추구하면서 독자적인 생존 방법을 찾으면서 경영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업의 윤리경영은 글로벌 시대의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바 국내기업들도 얼마 전 윤리경영 관련 국가 경쟁력 순위(IMD 2001년)에서 49개 중 39위로 평가된 사실을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윤리경영 시스템의 도입과 확산이 선행되어야 하겠다.

예컨데 최근 발생한 국내 유명 기업의 분식회계를 비롯하여 각종 비윤리적인 경영행태, 부정행위 등을 저지르는 것을 보면 기업의 윤리 실천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을 명심하고 윤리경영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 경영자의 올바른 이해와 구체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물론 윤리경영의 올바른 실천을 위해서 기업 내부적으로는 최고경영자의 윤리경영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전환을 바탕으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윤리경영 시스템이 도입되어야만 기업 조직 내 신뢰가 형성되어 경쟁력 증대를 통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새롭게 창출할 수 있으리라 본다. 또한 학계와 정부 차원의 유기적 평가시스템 개발을 통한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적 뒷받침이 이루어진다면 하나의 공염불이 아닌 진정한 기업의 윤리경영 초석으로 자리매김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KT도 이런 취지에서 2003년 1월 2일 'KT 윤리강령'을 선포하였는데 이는 그 이전까지 수행하여 오던 투명경영, 정도경영을 윤리경영이라는 이름으로 포괄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윤리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약속으로 제정되었다. 그리고 올해 5월 1일자로 우리 회사에 남아 있는 관료적 사고 방식과 협력사와의 우월적 지위관계를 타파하기 위해 '갑을문화' 청산을 선포하는 등 조금씩 조금씩 세계 수준의 윤리경영 초석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기업의 윤리경영은 단순히 조직 내 임직원의 부정부패를 통제하는 수단이나 한때 유행하는 경영혁신의 도구가 아니다.

기업 내의 잘못된 관행이나 비용구조를 윤리적인 기준에 맞도록 바로잡아 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기업 이윤을 극대화하고, 이렇게 창출된 기업의 이윤은 사회 공헌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여 누구라도 행복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때 비로소 제 모습을 갖추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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