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성 논설위원

소음과 혼잡에 시달려 온 지친 몸의 피로를 풀 수 있는 도시의 휴식공간은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측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특성에 따라 시민 중심의 적절한 도심 휴식공간을 배치할 때에 일상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다. 자연은 신이 만들고 도시는 인간이 만들었지만 신의 질서와 지혜를 외면해선 안 된다. 대전의 경우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음에도 상호 연계성 미흡과 접근성 부족으로 시민이용도가 낮다.

?도심의 공적 공간을 시민욕구에 합당하게 개발하여 쾌적한 휴식공간을 만드는 시정은 무엇보다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 주변의 천혜적 자원과 도심의 호환성을 높이기 위한 도심교통체계가 개선되지 않아 시민 이용성이 저조하다. 전국 광역시 중 제일 넓은 면적을 보유한 대전시가 실질적인 시민 휴식공간을 조성할 경우 세계적인 쾌적한 도시로 변모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어 전문행정력이 요구된다. 1000만 그루의 나무를 식재한 수목원을 이용시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환승버스 도입, 다양한 친환경프로그램 등 효율성 제고 노력이 절실하다. 대전천, 유등천, 갑천이 흐르고 보문산, 지족산, 빈계산, 구봉산 등 사방을 에워싼 산을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심과 연계도로 개발과 테마 산책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

황톳길, 모랫길, 잔딧길, 꽃길, 연인길, 산보길, 조깅길 등을 만들어서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는 작업을 서둘 필요가 있다. 대전의 주변 자연환경은 좋은나 도심의 녹지공간은 겨우 10%를 밑돌고 있어 삭막한 도심생활에 시민은 고달퍼 한다. 10년 전에 부산, 대구에서는 이웃담장 허물기 운동을 전개하여 부족한 휴식공간을 확보하고 이웃간 신뢰를 진작시킨 사례를 적극 도입해 볼 것을 권한다. 서울시의 도로 중앙에 버스전용차로와 승강장 건설의 성공사례도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여유를 갖기 바란다. 경기도 일산의 호수공원 같은 휴식공간을 3대 하천을 이용하여 구상할 때다.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인구 180만명이 사는 빠라니주의 주도(主都)인 꾸리찌바 시의 경우 인간 중심, 문화도시를 만들어서 시민의 삶을 행복하게 해 주고 있다. 이 도시는 간선교통축의 선형도로망, 구조적 도로, 중앙에 급행버스전용도로, 교통순위 우선도로, 집산도로, 연결도로를 조성하여 시민 편의를 극대화하고 동적밀도 분산을 최고화시켜서 도시의 휴식 공간 이용을 극대화시켰다. 그늘과 신선한 물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시민생활의 쾌적성을 높였다. 모든 건물에 나무 식재 공간 확보를 의무화하고 가로수관리를 철저한 등록제를 실시하여 관리를 하고 있다.


?지난달 프랑스의 선진도시정비사례 발표는 좋은 예가 된다. 우리의 가로수는 무지막지하게 나무의 몸통을 자르는 몰상식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도심 가로수마다 표찰을 붙여서 시민과 공무원이 함께 관리하는 방법 등 다양한 시민참여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국내의 모범도시나 세계의 쾌적한 대도시 사례를 교훈 삼아 대전의 휴식공간을 확대하는 일을 서둘러야 할 때다. 서남부권 개발은 영국 E.하워드가 제창한 전원도시(garden city)를 만들어서 대전의 모범적인 휴식공간이 존재하는 터전으로 만들어 볼 것을 권한다.

뉴욕 롱아일랜드의 수목이 우거진 도심공원, 독일의 헐레나우의 쾌적한 도심, 영국의 레치워스의 도심은 공원녹지가 있고 외연은 농경지로 둘러싸인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사례를 도입해 볼 필요가 있다. 도시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가는 행정력을 발휘해야 한다. 도심 속에 잠자리 공원이 있고 논에서 개구리가 우는 동경의 공간도 참고할 줄 아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공적 공간(public space)을 시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생활체육시설, 문화시설을 조성하여 시민 품으로 돌려주어 건강한 생활터전을 만들어 주고 건전한 산업 활동을 유지시켜 줄 수 있는 대전 건설이 절실하다. 학교, 교회 등 종교시설, 공공기관의 운동장을 시민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도심은 시민이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정과 마음이 흐르는 여건을 조성하는 기본철학이 있어야 한다. 건설업자가, 행정가가 선호하는 도시가 아닌 시민이 사랑하는 도심 휴식공간 조성에 전문가와 시민의 중지를 모아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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