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산물 가격의 대폭 하락으로 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지역의 대형 마트들은 외국산 농산물의 수입을 확대·판매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쌀과 야채류 등 농산물 가격은 평년보다 10~30% 이상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게다가 영농철 인건비와 농자재 가격도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지역 농가들의 고충을 짐작할 만하다. 그러다 보니 많은 재배농가들은 애써 재배한 농산물의 수확을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농협 충남지역본부의 충남지역 농민 대상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두 명 중 한 명은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향후 농업 전망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지역 농민의 경우 네 명 중 한 명은 전업을 희망하고 있는 상태이다. 상황이 이럴진대 지역의 대형 유통 할인업체들이 단기적인 수익에만 급급한 나머지 지역 농가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도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지역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는 데에는 유통구조도 한몫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가 농산물 생산 수요량을 적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따라서 지역민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통단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농산물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都)·농(農)간의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활성화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지역별로 농산물 품종의 생산량을 할당하거나 휴경하도록 하는 농업정책도 필요하다.

지역의 대형 유통 할인업체들이 지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를 받을 때 수익 창출도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대형 마트들은 수입 농산물이나 타지의 농산물 판매에 열을 올릴 게 아니라 해당 지역 농산물 팔아주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그리고 농민들도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서로가 상생하는 윈-윈 전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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