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교정을 휴식공간으로 꾸며 시민들에게 개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학교에 나무를 심고, 운동기구와 산책로도 설치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학교에 나무를 심는 녹지 확충 사업은 자치단체마다 모두 하고 있어 새삼스러울 게 없다. 그러나 교정을 시민휴식공간화해 개방한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개념으로 환영할 일이다.

삭막한 도심환경에 녹지를 조성할 여유 공간으로 학교만한 곳도 드물다. 생태연못과 산책로, 놀이터 등이 갖춰진 녹음 울창한 교정은 상상만 해도 기쁘다. 이렇게 함으로써 주민과 학교가 함께하는 지역 공동체의 구심 역할이 더욱 공고히 될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는 친환경 교육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대전시가 수목원을 조성하고 1000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전개하면서 녹지 공간이 점차 늘어나는 건 고무적이다. 하지만 산림지역을 제외한 도심의 공원 녹지는 아직 10%를 밑돌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이 점에 유념해 사업 대상은 공원과 녹지율이 낮은 학교부터 선정해야 마땅하다. 계획대로 2012년까지 53개교가 공원화된다면 교정이야말로 주민들의 가장 각광받는 쉼터가 될 것이다.

대전세무서와 중구청이 담장을 허물어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이를 벤치마킹하는 자치단체나 기관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관공서나 학교들이 굳이 높은 담장을 치고 문을 꼭꼭 걸어 외부와 단절할 이유가 없다. 이번 기회에 교정뿐만 아니라 도서관과 강당 등 시설물들도 주민들에게 개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교를 주민들에게 개방할 경우 한편으로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밤만 되면 운동장이 주변 불량배와 아베크족들의 놀이터가 돼 시설물이 훼손되거나 각종 오물로 뒤범벅된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은 학교 담장을 없앤 대부분의 학교가 겪는 고충이라고 한다. 휴식 공간 조성과 함께 방범 대책도 강구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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