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국회의원 “한 교직원이 학생들과 사진 못찍게해” 비판글
교사들 “미성년자라 부모 동의 필요”… 교육계 “비판 납득 어려워”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때아닌 ‘학생 초상권’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정치인과 초등학교 학생들이 함께 찍힌 사진이 학부모 동의 없이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하 SNS)에 오르면서부터다.

학생 초상권 논란은 지난 8일 자유한국당 정용기(대전 대덕구) 국회의원이 개인 SNS를 통해 ‘오늘 국회에서 일어난 황당한 일’이라는 제목으로 국회에 견학을 온 지역구 모 초등학교 학생들을 인솔하는 교직원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정 의원은 해당 게시물을 통해 “국회 견학 온 학생들과 사진 찍는 것에 어느 선생님이 안 된다고 했다”며 “지역구 국회의원이 견학 오는 분들과 사진 찍는 것은 여야를 떠나 당연한 관행”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생님이야말로 '정치'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게 '참교육'인가”라고 일갈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모자이크 처리되지 않은 아이들과 찍은 사진이 함께 포함돼 있었다. 이에 대해 12일 해당 인솔교사와 함께 현장에 동행한 교사들은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인솔교사 A씨는 “국회 견학은 제가 인솔하던 2팀의 첫코스로 사진 촬영 얘기는 당일 보좌진으로부터 전해들었다”며 “사전에 학부모 개인정보 제공 동의가 안된 상태였고 수학여행중 있었던 일은 학부모에게 모두 전달되기 때문에 예정에 없던 국회의원과의 기념촬영은 아닌것 같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성년자의 촬영은 법적으로 부모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민원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특정 정당이나 단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역 교육계에는 초등학생들과의 사진 촬영을 ‘관행’으로 보고 해당 교직원을 비판하는것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대전 동부지역 초등학교 교장 C씨는 “학생들 특히 미성년자 사진 촬영의 학부모 동의는 기본 중 기본”이라며 “국회의원이 학생 초상권에 대한 개념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당연한 관행이라는 발언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에대해 정 의원 측은 해당에 사전 고지가 된 것이며 의원과 같이 사진찍고 싸인을 요청하는 아이들을 외면하기는 어려워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견학 온 학생들에게 하는 일을 직접 설명하고 함께 사진 찍는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아이들이 순수한 동기에서 다가와 사진찍고 싸인해달라는 것조차 외면해야 한다면 너무 슬픈일이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 의원의 해당 게시물과 함께 올려졌던 학생들과 찍은 사진은 이날 현재 모자이크 처리가 된 상태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