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올림픽 기계체조 국가대표 임혜진 씨, 생활체육지도자 변신

“유아기 때는 공부보다 체육이 선행돼야 합니다. 유아기 신체활동이 뇌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죠.”

생활체육지도자 임혜진(46) 씨는 유아기 체육활동의 전문적 접근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대전 출생인 임 씨는 88서울올림픽 영광의 주역이었던 국가대표 기계체조 선수였다.

당시 체조부문은 올림픽 출전만으로도 국내 체육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여자 기계체조 역사상 첫 올림픽 단체전 출전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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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올림픽 이후 단체전 출전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성사되지 않아 임 씨는 처음이자 마지막 국가대표의 주인공이다.

 

그만큼 무대에 서기조차 어려운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임 씨는 “당시 단체전 국가대표로 참가한 선수 7명 모두 아직까지도 모임을 가지며 만나고 있다”라며 “남자부문에선 올림픽 사상 최초로 박종훈 선수가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체조의 비약적 발전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임 씨는 올림픽 이후 다리에 큰 부상을 입어 체조선수로서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어린나이에 날개를 다 펼치지 못한 아픔을 안고 한남대에 진학한 임 씨는 4학년때 유아체육을 접하게 됐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체육지도자로서 사명을 가지게 됐다는 임 씨는 어느덧 10년차 생활체육지도자로 변모해 있었다.

임 씨는 “졸업 후 체육활동과 교육과정을 병행하는 유치원에서 10년간 근무하며 유아기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며 “제가 체조를 처음 접한 것도 불과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유아체육에 전념하면서 아이들을 지도한지 벌써 20년이 넘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임 씨는 생활체육지도자로 활동하면서 가장 큰 아쉬움이 유아체육에 대한 인프라 부족이라고 말한다.

임 씨는 “강의를 요청한 학교·유치원에 마땅한 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은 곳이 너무 많았다”며 “유아기 체육활동 인프라나 시스템이 잘 갖춰진 해외와 차이가 크다. 유아체육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가오는 아시안게임의 충청권 유치 시도에 관해서도 의미를 뒀다.

임 씨는 “대전에서 체육지도를 하는 사람으로 아시안게임의 충청권 유치 시도는 큰 의미를 가져다준다”며 “국제적 행사가 꼭 대전서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소망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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