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은자 대전마을절전소네트워크 대표 인터뷰

언제부터인지 우리 삶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어 버린 미세먼지.

습관처럼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하고 마스크를 챙기는 것이 일상이 됐지만, 여전히 우리는 미세먼지를 피하려고만 하지 스스로 줄이려는 생각은 좀처럼 하지 않는다.

지구온난화의 산물로 일컫는 미세먼지는 애초의 원인인 지구온난화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어찌 보면 가장 빠른 해결책일지도 모른다.

지역에서 8년째 에너지 절약 실천운동을 하고 있는 석은자(42) 대전마을절전소네트워크 대표는 전기를 절약하는 것이 바로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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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마을절전소네트워크 석은자 대표.
현재 석 대표는 서구 관저동 마을을 중심으로 에너지 절전을 실천하며 환경운동 실천과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절전소’라는 말이 생소한데

“에너지 절약이 곧 생산이다”라는 뜻으로 절약과 발전소를 합성한 신조어다. 전기를 절약하면 아낀 양 만큼 다른 누군가가 쓸 수 있어 전력을 생산한 것과 같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은

“2011년 녹색연합이 마을도서관에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는 ‘태양지공 프로젝트’가 있었다. 1호 대상으로 해뜰마을어린이도서관이 선정됐는데, 시설 설치가 끝이 아니라 그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주민들이 해뜰절전소 모임을 만들었다. 그 모임을 시작으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다. 해뜰마을어린이도서관, 모퉁이마을도서관, 갈마동성당, 전민동성당과 함께 각 마을 특성에 맞게 운영한다. 해뜰절전소의 경우 월 1회 모임을 통해 참여가정의 미션(멀티탭 사용, 계단이용, 전기 없는 날, 핸드폰 안 쓰는 날 등)을 정하고 수행한다. 이후 절전량을 확인하고 절전사례를 공유한다. 환경교육수업도 함께 진행 중이다.”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미세먼지 사태에서 보듯 숨 쉬는 공기가 예전 같지 않다.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들 세대에 나쁜 환경을 물려줘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생겼다. 2012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보면서 생각만 하지 말고 나부터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고 다짐했다.”

-현재 절전소 운동의 힘든 점은 없는지.

“처음 시작할 때 생활협동조합(생협)도 참여하고 많은 단체가 있었는데 현재 4개 단체만 남아있다. 지원을 받지 않고 민간주도로 하다 보니 활동가 부족으로 이탈단체가 계속 생기고 신규참여가 없다. 당장 다급한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도 팽배해 사람들의 관심도 부족하다. 민간이 스스로 알아서 해결하기엔 한계점이 많은 것 같다.”

-절전 참여를 위해선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대전시에서 태양광발전사업을 시행 중인데 시설 설치가 끝이 아니다. 에너지시민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민간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공유하고 계속적인 환경교육이 같이 이뤄지면 좋겠다. 네트워크 활동을 정책적으로 활용해 사람을 남기는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 지역활성화를 통해 전체적인 에너지 자립이 이뤄질 수 있다. 각 마을 사례들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서울시의 경우 에너지자립마을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마을에너지 간사나 시민사회단체, 마을활동가, 전문가와 함께 에너지자립마을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 지 근본적인 대화의 장을 만들어주면 좋겠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있다면.

“지난해 관저동과 전민동에서 ‘쏠라시스터즈와 함께 하는 마을에너지투어’를 아홉 번 진행했다. 절전을 실천하는 가정이나 기관을 찾아 사례를 배우고 전기 없이 놀이하기, 전기 없이 음식 만들어 먹기 등을 체험하는 공정여행이다. 절전 노하우를 직접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좋다는 반응이 많았고 올해도 계속할 계획이다. 현재 가정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절전운동을 넘어 시민 대상으로 거리에서 실천방법을 공유하는 등 절전운동 확산 캠페인도 중점 진행할 예정이다.”

-생활 속 절전실천법이 있다면.

“6인 가정인데 한 달 전기요금이 6600원으로 ‘절전왕’에 뽑힌 사례가 있다. 그 집에서는 화장실에서 전기 없이 촛불을 사용하고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를 사용한 후 셋톱박스를 반드시 끈다. 전력소모가 많은 전기밥솥 대신 압력밥솥 사용한다. 형광등을 LED 등으로 바꾸면 수명이 길어지고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아파트 현관 센서등을 사용하지 않거나 평수를 줄여서 가는 사람도 있다. 일부는 세탁기 사용 대신 손빨래를 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절전 운동을 하면서 전기를 많이 쓰는 것에 대해 부끄러운 마음이 생겼다. 다음 세대에 물과 전기가 부족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에너지절약을 통해 후세에 도움이 됐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장 전기요금 얼마를 아끼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치와 의미를 공유하고 공동체를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도 함께 실천하며 절전 전도사 역할을 하게 된다. 직접 경험한 것은 큰 힘을 갖는다. 시민모두가 함께 하는데 대전시의 적극적 의지가 더 필요하다.”

투데이픽 todaypi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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