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박정희-왜곡된 신화, 영웅인가 기회주의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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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논란이 뜨겁다. 우리 사회의 친일문제와 반공논리에 의한 친북문제 그리고 군부 독재시절 과거사 진상규명 논란까지,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 앞에는 박정희가 있다.

1년여의 작업 끝에 탄생한 '만화 박정희'는 민족문제연구소가 기획, 서울신문사 백무현 화백이 글을 쓰고 경향신문사 박순천 화백이 그림을 맡아 출간한 본격 정치사회극화다. 만화가 제작되는 동안 정치사회적으로 박정희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꼬리를 물어 이어졌다. 이 책 역시 이러한 의문들에 대한 정확한 사실과 고증을 위해 관련 자료를 찾고 각계 전문가의 감수를 받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해 5월 제작발표회를 가진 뒤 1년이 넘어 출간됐다. 애초 지난해 광복절에 맞춰 발간하려 했으나 예상보다 작업량도 늘고 시나리오 작업도 더뎠다. 아직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늘이 우리 사회에 짙게 드리워져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회주의적 인생행로를 통해 굴절된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되짚어 보고 그의 친일행각과 군부 독재의 잔악상을 살펴본다. 만주군관학교 입학을 위해 혈서를 쓴 일 등 일본군 장교가 되기 위한 일련의 행동 및 항일 토벌대의 황군 소위로서의 활약, 한일협정에 대한 문제점, 김형욱 실종사건, 문세광의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 등을 다뤘다. 경제신화에 대한 이면과 허상, 군부 독재에 대한 미화, 조선일보 방일영 회장과의 관계 등도 담겨 있다.

최근엔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의 경우처럼 박정희 유족들이 소송을 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 화백은 "감추려는 것이 드러났을 때 사람들은 당혹감을 느낀다. 박정희는 여전히 민족 중흥의 영웅, 근대화의 아버지, 경제 개발의 신화로 추앙받는데 그 이면에 숨겨진 모습을 드러냈을 뿐"이라며 "소송에는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만화 박정희'의 최대 장점은 사실적인 그림.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박 화백은 등장인물 수백명의 사진을 일일이 찾아 최대한 비슷하게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박정희 캐릭터는 꿈틀꿈틀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저자들은 "왜 하필 박정희냐?"는 물음에 "박정희는 친일파 출신의 대통령으로 한국 사회의 모순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상징"이라는 점을 꼽았다.

모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잘 모르는 것이 박정희의 친일과 독재 전력이다. 인간 박정희의 가면을 벗긴 '만화 박정희'는 44년 전 '대통령 박정희'를 있게 한 '5월 16일' 전국 서점에 배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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