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왕립군 ‘호서문학’ 신인상
2007년부터 한국어 공부 시작
김영석 詩 세계 폭넓은 연구도

▲ 배재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왕립군 씨가 신인상 수상작이 실린 '호서문학'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배재대 제공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배재대서 한국어를 공부하던 중국인 유학생이 국내 문학단체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해 화제다.

내년 2월 배재대 대학원 한국어문학 박사과정을 마치는 왕립군(王立群·중국·32)씨는 한국어를 공부한지 10여년만에 한국 최장수 종합문학단체인 '호서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다.

중국 산시성 출신인 왕 씨는 2018년 '호서문학' 여름 호에 자작시 5편 중 '잠' '환자' 2편이 신인상을 수상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작가가 중국인이라는 점에 놀라고 그가 중국 위남사범대 교수라는 사실에 또 한번 문학계를 감탄하게 했다.

왕 씨는 2007년 배재대 한국어교육원에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이듬해 배재대 한국어문학과로 편입해 학부 과정을 마치고 이화여대 석사를 거쳐 중국 위남사범대 교수로 임용돼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하지만 한국 현대문학을 배우고 싶다는 갈증은 깊어져만 갔다. 2016년 배재대 대학원 박사과정으로 회귀한 이유다. 처음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곳에서 마무리를 짓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왕 씨는 박사학위 졸업논문으로 '김영석 시 연구'로 정했다. 시인인 김영석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의 시 세계를 폭넓게 연구했다.

김 명예교수의 시는 노장사상처럼 동양적 고찰을 담고 있다는 게 왕 씨의 설명이다. 학위를 취득하면 그는 고국으로 돌아가 한국어를 가르칠 예정이다. 가다듬은 한국어 교수법으로 회화와 문학을 전파한다고 했다.

왕 씨는 "마음이 시켜서 적은 글 몇 줄이 큰 상으로 돌아올 줄 몰랐다”며 “한국에서 보낸 10여 년 동안 가장 기쁜 소식을 배재대에서, 교수님들 사이에서 듣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 한국어를 배울 때부터 지금까지 이끌어준 이영조 교수님, 현대문학의 문을 열어준 최문자 교수님, 시를 다잡아 준 강희안 교수님께 큰절을 올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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