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남 등만 소외 … 치료 가능 사망률 높아
운영비용·헬기 계류지 등 현실적 여건 문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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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닥터헬기’가 충북에서 운영되지 않는 가운데 지역 내 닥터헬기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닥터헬기는 도서·산간 등 의료 취약지역 응급환자의 신속한 항공이송과 응급처치 등을 위해 운용되는 전담 헬기다.

2011년부터 도입돼 전남(목포한국병원), 인천(가천대길병원)을 시작으로 충남(단국대병원)과 강원(원주세브란스 병원)과 경북(안동병원), 전북(원광대병원) 등 6대가 배치돼 있다. 7번째 닥터헬기는 경기(아주대학교)로, 내년 2월 시범 운행을 시작하고 3월 정식 운항에 들어간다.

닥터헬기가 없는 지역은 충북과 경남, 제주 등이다. 충북은 다른 시·도보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는 환자의 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닥터헬기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보건복지부의 2017년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에 따르면 충북은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았더라면 피할 수 있었던 사망률 즉 ‘치료 가능한 사망률’(amenable mortality rate)이 전국에서 제일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보다 31%가량 높다.

2015년 기준 충북지역 '인구 10만명당 치료 가능한 사망률'은 58.5명, 전국 평균은 50.4명이다. 도내에서 '치료 가능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시·군은 음성군(86.3명)이다. 음성군보다 치료 가능한 사망률이 높은 지역은 경북 영양군(107.8명)과 강원 양구군(92명)뿐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도내 11개 시·군 중 무려 8개 시·군에서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응급실 이동 소요 시간이 골든 타임을 초과하는 문제도 있다. 통상적으로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발병 후 2시간 안에 시술을 받아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27일 황진용 경상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국가응급진료정보망(2016년 기준)을 토대로 급성 심근경색 환자 응급실 이송 시간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증평이 115분으로 환자 이송 시간이 가장 빠르다. 이어 청주 청원구와 충주가 각 116분, 청주 흥덕구 120분이었다. 그러나 옥천의 경우에는 350분, 영동과 단양 환자 이송시간도 각각 328분, 300분으로 골든타임을 벗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도내에 닥터헬기 도입과 운영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운영비용과 헬기 계류지, 임계지 등의 현실적 여건이 아직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닥터헬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비용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며 “비용도 비용이지만 헬기를 보관할수 있는 계류지를 비롯해 지역내 중간중간에 이·착륙이 가능한 임계지 등의 여건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닥터헬기는 도서·산간 등 교통이 어려운 지역에 설치돼야 하지만 내륙지방인 충북은 교통편이 좋은 편이라 타 시·도보다 헬기 도입의 당위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 의료계에서도 닥터헬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지만 운영상의 어려움이 존재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닥터헬기가 지역에 배치되면 다수의 인명을 구할 수 있게 되지만 헬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선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부품비용을 비롯 계류장, 다수의 조종사 등이 필요해 높은 유지비용이 예상된다”며 “또 헬기 소리로 인한 인근 지역민들의 민원 등 다양한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재석 기자 lu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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