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중견소설가 박권하 장편 '벼리' 출간

? ?
?
? ?
?
중견 소설가 박권하씨가 장편소설 '벼리'(한성출판사 2005)를 펴냈다.

그의 7번째 소설집인 '벼리'는 물을 사랑하는 모임에 근무하는 한 남자가 이비인후과 여의사를 만나 사랑을 키워 가는 이야기다. 둘은 생각의 차이로 인해 장래가 보장된 삶을 버리고 각자의 길로 떠나게 된다. '내시'라 별명 지어진 수도국 직원의 승진에 관한 상상을 초월하는 투쟁이 그려지고, 자기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진지하게 그려진다. 종교를 가진 여의사지만 종교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진보된 생각과, 두 사람이 모텔에 들어가 밤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다 결국 각각 다른 방으로 들어가는 절제된 사랑도 나타나 있다.

각종 음식에 관한 이야기와 전기에 관한 평범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독자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소설에는 혼자일 수 없지만 결국에는 혼자라는 현실이 살갑게 다가온다.

충남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충남고에서 과학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저자 박권하씨는 등단 전인 지난 79년 첫 수필집 '꿈꾸는 발레리나'를 발표, 현재까지 수필집 5권과 소설집 7권을 내놨다.

작가는 과거 한 사건으로 인해 오른쪽 네 손가락이 절반가량씩 잘린 상처를 갖고 있고, 진주종(眞珠腫)이라는 병으로 내이(內耳)를 절단하기도 했다.

그의 13번째 책인 이번 소설은 그 꿰맨 손가락의 갈라진 흔적과 떨어져 나간 고막을 생각하면서 가슴 속으로 쓴 소설이다. 또한 스스로 진정한 삶이 무엇이며 남과 여의 완전한 차이점과 그 둘을 조화시키는 힘이 어떤 것인가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구상은 중국여행, 집필은 한 달여의 겨울방학 동안 이뤄졌지만 재구상 및 교정, 수정 작업에 1년이 걸려 6번째 소설집 '화심' 이후 1년 반 만에 출간됐다.

작가는 "나와 내 주변의 일들이 이번 소설에 반영됐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어떤 대목이 소설이고 어느 부분이 사실인가의 판단은 독자의 몫"이라고 말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